진종헌 “기존처럼 예산 나누면 지방 주도 성장 어려워”
하혜수 “다국적 기업 유치...국세조정권 특례 등 추가 장치 필요”
민현정 “자치권 보장·재정 특례 명문화한 특별법 제정이 핵심”
여영현 “수도권 ‘역차별’ 이유로 재정 요구시 일극체제 역행 우려도”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9일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 입법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논의했다. 진술인들은 행정통합에 공감하면서도 통합특별법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지방재정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종헌 국립공주대 지리학과 교수는 “국민주권정부가 제시한 ‘5극3특 균형성장 전략’의 핵심은 초광역 거버넌스 구축”이라며 “기존처럼 17개 시도가 개별적으로 예산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는 지방 주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권역 단위로 성장전략을 실행하려면 통합된 특별시가 부처별 사업을 쫓아다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총리실이 중심이 돼 부처 간 이해를 조정하고 통합특별시와 수평적으로 협약을 맺는 중앙정부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칫 행정통합이 ‘슈퍼 지자체’로 귀결되면 주민 자치와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 입법 공청회. 2026.2.9./사진=연합뉴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대구·경북 통합특별법 관련해 “글로벌 자본은 이익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한다”며 “지역이 스스로 투자와 산업을 끌어올 권한과 재정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도시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하면 비용은 15% 절감되고 사회적 편익은 15% 증가한다는 실증 분석이 있다”며 “지방정부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최소 300만~500만 인구 규모와 국제공항·항만, 규제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재정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며 “다국적 기업 유치를 위해 국세조정권 특례 같은 추가 장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민현정 광주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은 광주·전남 통합특별법 관련해 “행정통합은 저성장·일자리 부족·인구 유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면서도 “재정지원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설득 난관”이라고 강조했다. 

민 실장은 “특별법에 4년간 5조 원씩 20조 원 지원이 언급돼 있지만 이후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 기반이 필요하다”며 “지원 방식과 규모의 구체적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으면 지역사회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치권 보장과 재정 특례를 명문화한 특별법 제정이 핵심”이라며 “국세·지방세 이양, 재량성 있는 통합 특별교부금, 전산사업 비용 보전, 지방세 교부금 산정 특례 등 재정 특례를 실질적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했다.

여영현 선문대 행정공기업학과 교수는 “국세 일부를 특정 권역에 고정 배분하는 방식은 경기변동세(법인세·소득세·부가세 등) 특성상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후 다른 통합권역의 추가 요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 교수는 “수도권이 ‘역차별’을 이유로 유사한 재정을 요구할 경우, 5극 체제가 아니라 단극 체제로 역행할 우려도 있다”며 “사람들이 이동하는 이유는 결국 일자리와 교육이다. 행정통합과 지방분권이 지연되면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방정부 수준의 45~50% 재정 분권과 비교하면 한국의 지방세 비중은 낮다”며 “지방재정 비중을 ‘7대3’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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