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지난해 연간실적에서 잇따라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유한양행이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고 부광약품도 창립 65년 만에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들의 공통 분모는 제네릭 볼륨 장사가 아닌 자체 신약과 고부가 수출이 이끈 체질 전환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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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전통 제약사들이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미약품은 연결 매출 1조5475억 원, 영업이익 2578억 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16.7%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이 처방 매출 2279억 원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고 아모잘탄패밀리 1454억 원에 더해 MSD향 임상 시료 공급·기술료 수익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4분기에는 매출 4330억 원, 영업이익 833억 원을 기록하는 등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한 1881억 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2년 연속 매출 2조 클럽을 유지하면서 수익성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유한양행은 연결 매출 2조1866억 원, 영업이익 1044억 원, 당기순이익 1853억 원으로 수익성 항목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R&D(연구개발) 비용 증가와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477억 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해외 마일스톤 수익이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1년 만에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뛰었으며 약품사업(ETC·OTC)에서도 전반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대웅제약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연결 매출 1조5708억 원, 별도 영업이익 2036억 원으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 200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33억 원에서 1916억 원으로 721% 폭증했다.
실적 품목에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22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고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당뇨 신약 엔블로가 해외 허가·수출을 확대하면서 고마진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이 주효했다. 자산총계 2조3616억 원, 자본총계 1조 원대 첫 돌파 등 재무체력도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중소 제약사의 턴어라운드 사례로는 부광약품이 주목된다. 부광약품은 매출 2007억 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775.2% 증가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적자, 2024년 16억 원 흑자전환을 거쳐 2025년 141억 원으로 2년 만에 이익이 약 9배로 불어난 것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개량신약 덱시드와 치옥타시드가 전년비 40% 성장했고 CNS(중추신경계) 포트폴리오에서 라투다 매출이 90% 급증하며 300병상 미만 병의원 처방 1위를 차지했다.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과 RNA 플랫폼 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모든 전통 제약사가 이익 성장까지 거둔 것은 아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 7451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과 빈혈치료제 자큐보 등 주력 품목이 외형을 키웠으나 MASH 치료제 DA-1241과 비만약 DA-1726 임상, ADC 기업 앱티스 인수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제 투자가 이익에 영향을 줬다. 업계에서는 향후 임상 데이터가 가시화되면 이익 반등 여력이 충분한 만큼 현재의 이익 감소는 성장을 위한 과도기적 비용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제네릭 약가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2025년 실적 시즌은 신약 체질 전환 속도가 곧 생존 전략임을 숫자로 증명한 것"이라며 "자체 신약과 글로벌 기술수출로 체력을 키운 기업은 좋은 실적이 나왔지만 전환이 아직 진행 중인 기업은 매출 최대에도 수익성은 아직 과제"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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