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미국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 방산 계열사들은 지상무기 체계는 물론 해양방산에서도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고등훈련기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미국에서 성과를 올린다면 기술력과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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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방산업계가 미국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진은 미국 자주포 사업에 나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육군이 올해 자주포 도입 사업을 추진하면서 오는 7월 시제품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K9 자주포를 내세워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K9A2를 제안할 예정이다. K9A2는 자동화 탄약·장약 장전 체계와 향상된 사격 통제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발사 속도도 크게 개선됐다. 또 철제궤도 대신 복합소재를 활용해 진동과 소음을 대폭 줄였다. 이러한 강점을 통해 미군의 차세대 자주포 요구 성능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주를 위해 현지화에도 나선다. 미국 육군은 이번 자주포 사업의 조건으로 미국 내 생산을 요구함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생산 체계 구축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는 K9자주포에 사용되는 모듈형 추진장약(MCS)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전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면서 품질을 입증했고, 빠른 납기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에서는 K9이 미국 자주포 사업에서도 충분히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해양방산에서도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24년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서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으며, 현재는 건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총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20척까지 건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향후 미국 해군이 필요로 하는 함정을 건조한다는 목표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 그치지 않고 미국 내 추가 조선소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미국 함정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함정 수요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훈 한화오션 특수선기획담당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미 해군 함정 발주 경우 관련 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고, 거제사업장에서 직접 건조는 물론 필리조선소 등을 활용한 다양한 직간접적인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현지 생산거점을 유기적으로 조합해 가장 효율적이고 선제적인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AI도 미국 진출 노린다…“K-방산의 전환점 될 것”
KAI는 미국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수주 경쟁에 나선다. 수주를 위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았으며,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은 기존 노후화된 훈련기를 교체하기 위한 것으로, 216대의 고등훈련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KAI는 T-50을 기반으로 한 TF-50N을 통해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해군은 즉시 운용이 가능한 훈련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KAI는 빠른 납기가 장점이기 때문에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또 우리나라는 물론 폴란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운용 중으로 성능을 입증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보잉은 과거 미국 공군 훈련기 사업에서 납기 지연 이력이 있어 KAI가 수주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방산업계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글로벌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다른 국가보다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한다. 이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다른 국가로 수출할 때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추가 수출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또한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기술 협력, 후속지원으로 영역이 확대될 경우에는 중장기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후속지원 사업은 20~30년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미국 시장 진출은 매출 확대를 넘어 기술력 입증, 글로벌 신뢰도 제고, 공급망 확대 등을 아우르는 상징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계의 미국 시장 진출은 단순 수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글로벌 강자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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