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부산과 양산에서 정국구상을 끝낸 문재인 대표가 16일 “더 이상 당 내부의 분열,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안철수 대표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새누리’라고 (비난) 하는데 이런 정당은 집권하지 못하고 집권해도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혁신안을 놓고 지루한 샅바싸움을 하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대표가 결별 3일만에 보인 반응은 홀가분함과 결연함을 동시에 보임으로써 본격 경쟁구도로 접어들었음을 예고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후 이틀만에 당무한 복귀한 문재인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에 탈당과 관련 “제 1야당의 대표로서 부끄럽고 송구하다”고 입을 뗀 뒤 “우리 당은 더 독한 각오로 시련을 이겨낼 것”이라고 결연함을 나타냈다.
이어 “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반드시 혁신을 이뤄내고 말겠다고 다시 한 번 선언한다”고 강조하며 “혁신을 공천권 다툼과 당내 권력투쟁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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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결별 3일만에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표는 “사즉생 각오로 이 난국을 돌파하겠다. 강한 야당의 길을 가겠다”며 “당을 빠른 시일내에 일사불란한 총선 체제로 전환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는 탈당을 유보하면서 문재인 대표의 전방위 퇴진압박에 나서고 있다. 반면 주류측은 ‘문재인 구하기’로 적극 맞서고 있다.
비주류 수장격인 김한길 전 대표는 전날 성명을 내며 문재인 대표의 퇴진을 압박한데 이어 점차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김한길 전 대표측은 문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이고 이를 거부 끝까지 거부할 경우 탈당 가능성까지 비쳤다. 비주류 모임인 ‘구당모임’은 이날 “호남 민심을 되돌리고 ‘안철수 의원 새정치’ 지지세력의 소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며 문재인 대표가 비대위를 거부한다면 당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답을 내 놓아야 한다고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최재성 총본부장 등 친문은 비주류의 문재인 대표 책임론 등에 전날 트위터를 통해 “참 후졌다” “해당적 발언”이라며 맞섰다. 최고위원회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200년 대선을 거런하며 “노무현 대통령은 당을 지키겠다고 뚜벅뚜벅 길을 갔고 정몽준은 노무현을 버렸지만 국민이 대통령을 만들어줬다”며 비호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는 탈당보다 당에 남아 문재인 대표의 사퇴요구와 야권통합을 요구하겠다는 전략이어서 주류측과의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측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최후의 선택으로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맞서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16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날을 세우는 동시에 인재영입 원칙 등을 밝히며 독자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안 의원은 인재영입 3대 원칙으로 반부패, 반이분법, 반수구보수 등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3가지 기준에 해당하는 분들,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믿는 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3가지 조건이 맞으면 다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새누리당이 100점 만점에 10점이라면 야당은 10점도 못 받을 것”이라며 “야당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악순환 구조를 깨야 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