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요건 강화되자 주식병합 '러시'…코스닥 내부 '폭풍'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매년 3월마다 반복되는 소위 '상장폐지 시즌'이 올해는 예년 대비 혹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감사보고서 기한 내 제출을 비롯해 각종 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한층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 대비 부실기업 비중이 큰 편인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매년 3월마다 반복되는 소위 '상장폐지 시즌'이 올해는 예년 대비 혹독하게 지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미국-이란 충돌 등 대형 악재로 인해 불확실성 장세에 접어든 가운데 매년 3월 반복되는 소위 '상장폐지 시즌' 관련 리스크도 월중 점점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이 3월말이다 보니 매년 3월은 투자자들이 유독 주의해야 하는 기간으로 간주된다. 결산 시즌이 다가올수록 투자심리를 뒤흔들만한 여러 이슈가 평소보다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것도 투자자들로선 민감하게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사전정지 작업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적발 조치된 미공개 정보·시세조종·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 거래 행위 사건 175건 중 결산정보 관련 사건은 24건(13.7%)으로 집계는데, 결산 관련 불공정 거래 대부분(19건·79.1%)은 1∼3월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결산 관련 불공정 거래 혐의자 68명 중 57명(84%)은 회사 임원·최대주주·직원 등 내부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68명 중 66명을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고발했다고 함께 밝혔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결산 관련 불공정 거래가 생긴 기업에 일종의 특징이 있다고 함께 분석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적자 전환 등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최대주주·경영진이 교체되거나 상호를 변경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었다. 건설사가 돌연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등 현재 사업과는 무관한 새로운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결산 관련 불공정 거래 발생 기업들이 대부분 자본 규모가 작은 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이었다는 점이다. 

평소에도 코스닥 상장사들은 코스피 대비 부실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지만, 올해의 경우 유독 이 이유가 민감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스닥 지수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을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폐지 요건 강화의 경우 상장사들을 직접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당국이 주가 1000원 미만의 소위 ‘동전주’를 증시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하자 지난 2월 한 달 동안에만 상장사 19곳이 '주식 병합'에 나서겠다고 공시했다. 작년 한 해 전체를 통틀어도 주식병합을 한 회사가 17곳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많아진 수치다. 이 중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3곳이었고 나머지 16곳은 코스닥 상장사들이었다.

당국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시점은 올해 여름부터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주가가 30일 연속 1000원을 밑돈 회사는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고 예고한 상태이며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적용된다. 이 발표가 나오자 주식병합 사례가 곧장 늘어난 것으로 보듯, 이미 상장사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달 말 상장기업들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회계법인들의 입장에서도 올해 감사시즌에는 예년 대비 더욱 엄격하게 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 상폐 요건이 강화된다는 '상수'를 포함시켜서 해당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평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에 대해선 평가가 엄격하게 나갈 수밖에 없고, 이런 사례들이 이어지면 사실상 이달 말부터 코스닥 시장 내부의 진통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