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호남권 행정 통합의 물꼬를 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통합특별시장 선출이 가시화됐다. 하지만 대구·경북(TK)과 대전·충남의 통합 논의는 여야의 '네 탓 공방전'으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고 전남·광주통합법을 재석 의원 175명 중 찬성 159명, 반대 2명, 기권 14명으로 가결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남·광주통합법만 처리하고 대구·경북과 대전·충남통합법은 보류하며 계류시킨 바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실상 전원 합의로 뜻을 모으며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민주당이 대전·충남통합법과의 동시 처리를 요구하며 연계 전략을 구사해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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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하기 위해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2026.3.3./사진=연합뉴스 |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여야는 원내대책회의에서부터 서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대승적으로 포기하며 대구·경북 통합을 위한 결단을 내렸는데, 민주당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며 "지역을 갈라치기 하며 통합을 가로막는 다수당의 횡포를 중단하라"고 직격했다.
반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 찬성했다가 반대했다가 오락가락하며 본회의 상정을 막았다"며 "충남·대전 역시 자신들이 먼저 하자고 했다가 다시 몽니를 부리는 것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면 그 책임은 모두 국민의힘에 있다"고 맞받았다.
이렇듯 대립각을 세운 두 원내대표는 이후 회동을 통해 출구를 모색했으나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2+2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제시한 대구·경북 통합의 조건들을 모두 수용했는데도 대전·충남과 묶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며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법사위를 열지 않는 것은 시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한 원내대표 역시 "충남·대전 시장과 지사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오늘 중으로 당론 수준의 통합 의견을 만들 수 있다"며 "대구·경북 또한 경북 내 의장단들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만큼 확실한 당론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고 못 박았다.
회기 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자 각 지역 정치권은 거칠게 반응했다. 이인선·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등 TK 지역 의원들과 지자체장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의 미래를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며 민주당을 규탄했다.
충청권의 기싸움은 더욱 격렬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부 여당은 애초 대구·경북 통합을 해줄 마음이 없었다"면서 "대전·충남 통합도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해 거짓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매향노 5적 규탄 및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 지사를 규탄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법과 기본 골격과 구조는 똑같은데 대전·충남에만 딴지를 거는 것은 충청 홀대다. 우리가 '핫바지'냐"라며 "선거 유불리만 따져 발목 잡은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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