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그간 단순히 '총액' 중심으로만 발표해 온 임금체불 통계 지표 전면 손질에 나선다. 임금체불률과 만인율 등 상대적 지표를 도입해 노동시장의 실질적인 체불 심각성을 드러내고, '숨은 체불'까지 찾아내 매달 공개해 체불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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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자 임금체불 통계부터 매월 고용부 노동 포털에 다양한 지표를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개편안은 노동시장 내 체불 심각성과 변동 상황 등을 명확히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었던 체불총액, 청산액, 피해 노동자 수 등 3종에 불과했던 지표를 11종으로 대폭 늘리는 게 골자다.
먼저 노동시장 규모 변화를 반영한 상대적 지표인 임금체불률(전체 임금 대비 체불액 비중)과 체불노동자 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체불 피해자 수)을 신설해 함께 발표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가 체불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예방의 첫 단추"라며 "지역·국적·규모별 세부 데이터를 통해 정책 대상을 정밀하게 타겟팅할 것"이라고 했다.
고용부는 단순히 숫자만 나열하지 않고 체불 발생 이유에 대한 심층 분석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국세청의 기업 신고 자료와 고용보험 데이터 등을 연계해 매출액, 폐업 여부 등 기업 소득 정보를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다. 분석 결과는 연 1회 발표(다음 연도 3월 이내)한다.
특히 체불 발생 원인을 경영상 사유(대금 미지급, 저가 낙찰 등)와 당사자 간 이견(사실관계 다툼 등)으로 세분화한다. 이 관계자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지표와 체불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연구용역도 실시할 것"이라며 "기업의 매출 변동 등 어느 시점에 체불이 발생하는지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고된 사건 외에 사업장 감독이나 전수조사로 적발한 숨은 체불도 반기별로 별도 집계해 공개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체불 수치가 급증해 보일 수 있는 부담이 있지만, 시장에 '체불은 절대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중이다.
고용부는 특정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나 취업 기피 우려에 대해 "기업명이 특정되지는 않겠지만, 체불이 심한 기업에 대해서는 구직자들이 기피하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며 두 가치가 상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회사가 어려우니 임금은 나중에 주겠다는 인식을 서로 양해하는 관행이 있다"며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수치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체불 근절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편된 통계는 이번 주 중 노동포털에 첫 게시될 예정이며, 올해 말에는 변경 전후 기준을 비교한 연간 분석 결과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영훈 장관은 "정부는 체불 발생 원인부터 제대로, 상세히 분석해 필요한 곳에 정확한 정책이 닿게 할 것"이라며 "임금 구분지급제·체불 사업주 법정형 상향 등 법 개정도 추진하는 등 체불 근절과 노동자 보호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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