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3일 크게 하락하며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던 국내 증시가 수요일인 이날(4일) 한 층 더 크게 폭락하며 시장 심리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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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일 크게 하락하며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던 국내 증시가 수요일인 이날(4일) 한 층 더 크게 폭락하며 시장 심리를 뒤흔들었다./사진=김상문 기자 |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98.37포인트(-12.06%) 폭락한 5093.54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금요일이었던 2월 27일에만 해도 장중 6347.41까지 올라갔던 지수가 딱 2거래일 간의 폭락으로 5100선 밑으로 떨어진 것.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역대 가장 큰 수준으로, 직전 역대 1위였던 미국 9·11 테러 직후(-12.02%)보다 더욱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낙폭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로 떨어졌다. 불과 하루 전날 코스피가 중동 긴장 고조에 452.22포인트 내리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당장 바로 다음 거래일인 이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로 출발해 오전 한때는 반등 기대감이 잠시 현실화되는 듯도 했지만 결국은 하락 쪽으로 방향을 잡고 흘러내렸다.
또한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보다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에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 하락률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도 매우 불안정하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1원 급등한 1476.2원을 가리켰다.
증시 대폭락은 표면상 미국-이란 사태에서 촉발된 것이나, 그 여파가 유독 한국 시장에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에는 의구심도 뒤따른다. 다만 그간 국내 증시가 워낙 가파르게 올랐던 데다 원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 수출 중심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증시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서 전일 대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도합 50종목이 되지 않는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위권 내 전 종목이 하락했으며, 100위권 내에서 오른 종목들은 주로 상장지수펀드(ETF)로, 그나마도 상승률이 0%대에 불과했다. ETF가 아니면서 유의미한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 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은 389위 흥아해운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낙폭이 매우 크다는 점도 혼란을 키웠다. 삼성전자가 11.74%, SK하이닉스가 9.58% 폭락했고 현대차마저 15.80% 떨어졌다. '패닉'이라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불가능한 압도적인 폭락장세였다. 항공주와 석유화학 업종도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원재료비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날 폭락장에서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인은 각각 796억원, 2377억원어치를 담았다. 반면 기관은 5889억원어치를 팔았다. 외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선 2조2638억원어치를 쓸어담은 점이 눈에 띈다.
장중 급락장세가 이어지자 코스피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고,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4개월 만에 발동됐다. 급기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두 시장의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하는 등 시장의 혼란이 극에 달한 하루였다.
결국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중동상황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감독원,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함께 시장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개최됐다.
다만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우리 기업의 실적,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자본시장 자금유입 등 상승 동력이 여전한 만큼 증시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금융위 측은 전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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