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가 17년 만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 진출을 향해 스타트를 끊는다.

'야구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2026 WBC 대회가 5일 시작된다. WBC 본선에는 20개 국가가 출전해 5팀씩 4개 조로 나뉘어 1라운드 조별리그를 벌이고, 각 조 1~2위가 8강 결선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 한국 야구대표팀이 5일 저녁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2026 WBC 일정에 돌입한다. /사진=KBO 공식 SNS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일본, 대만, 호주, 체코와 C조에 속해 5일부터 8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조별리그를 벌인다. 5일 체코와 첫 경기로 만나고 하루 쉰 뒤 일본(7일), 대만(8일), 호주(9일)와 잇따라 맞붙는다.

한국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다. WBC 초대 대회였던 2006년 3위에 올랐던 한국은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에서는 3연속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하며 8강에도 못 올라가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7년 만의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번 대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 2위 자리를 두고 대만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으로서는 일본 이외의 팀들을 모두 이기는 것이 차선의 시나리오다.

한국이 C조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면 8강전에서는 D조 2위 또는 1위와 만나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D조에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이스라엘, 니카라과가 속해 있다. 그 중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다.

한국은 나름 이번 대회 준비를 차근차근, 착실하게 진행해왔다. 류지현 감독에게 지난해 1월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고, 류 감독은 최고 전력의 팀을 꾸리기 위해 선수 선발에 신중을 기하면서 경쟁국들에 대비한 전략 구상도 해왔다.

대표팀이 WBC를 앞두고 두 차례나 전지훈련을 실시한 것도 이례적이다. 지난 1월 사이판에서 1차 소집훈련을 소화했고, 2월에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훈련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오키나와에서 국내 프로팀들과 5차례 연습경기를 치러 4승 1패를 기록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고, 지난 2~3일 오사카에서 일본 프로야구팀과 가진 2차례 공식 평가전은 1승 1무(한신전 3-3 무승부, 오릭스전 8-5 승리)를 거두며 최종 점검을 마쳤다.

대표팀 멤버 구성도 짜임새를 갖췄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문동주(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 일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것은 일단 아쉽다. 

   
▲ 김도영(왼쪽)이 일본 프로야구팀과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홈런을 날리며 WBC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사진=KBO 공식 SNS


하지만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에 김도영(KIA 타이거즈), 안현민(KT 위즈), 노시환(한화)이 포진한 대표팀 타선은 젊고 강해졌다. 문동주, 원태인의 부상 이탈로 선발 투수진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원조 에이스' 류현진(한화)이 16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선발돼 불펜진은 두텁다. 한국계 메이저리거 3명이 합류한 것도 대표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지현 감독이나 주장을 맡은 이정후나 대회 개막을 앞두고 8강 진출에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릭스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대표선수들은 '비행기 세리머니'를 펼쳐 1라운드를 통과하고 전세기로 결선 라운드가 열리는 미국으로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국 야구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WBC 대회가 이제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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