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찬반 투표 돌입 삼성 노조, 막말 논란에 투쟁 명분 흔들
'지속 가능 경영' 외면한 보상 요구…"자본 비용 무시한 발상"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을 내걸고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노조 지도부의 발언이 ‘막말’ 논란으로 번지며 빈축을 사고 있다. 동료를 향한 고용 협박성 발언과 불법적인 점거 계획 등이 공개되면서 노조 스스로 투쟁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번 갈등의 핵심인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이 주주와 회사의 미래 가치는 배제한 채 임직원의 단기적 보상에만 치중해 있다는 분석이다.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을 내걸고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노조 지도부의 발언이 ‘막말’ 논란으로 번지며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노조는 4월 조합원 집회와 5월 총파업 등 단계별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해 11월부터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측과 3개월여간 임금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 동료 향한 고용 협박·위법 종용…도 넘은 압박

노조는 지난 5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밝혔다. 공동투쟁본부는 “5월 총파업을 목표로 참여자를 확대해 사측을 압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압박의 화살은 사측뿐 아니라 동료 직원들을 향해서도 쏟아졌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력은 향후 정리해고 발생 시 우선순위로 회사와 협의하겠다”며 동료를 향한 고용 협박성 언급을 했다.

또한 노조는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들을 신고 대상으로 규정하는 ‘신고 포상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사무실 점거 강행 계획을 전하며 “업무 방해 등 모든 법적 책임은 조합이 지원하겠다”고 언급해 조합원들을 위법 행위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를 샀다.


◆ 산정 기준 다른 삼성-하이닉스…단순 비교는 무리

최 위원장은 “회사가 번 만큼 직원들과 나누어야 한다”며 성과급 상한 폐지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경쟁사 대비 보상 규모가 적다는 불만이 이번 파업 선동의 배경에 내재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사상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2964%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가진 반면, 삼성전자는 가전(DX)과 반도체(DS) 등 사업 영역이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측은 특정 사업부의 실적에만 맞춘 성과급 체계가 도입될 경우,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극대화되어 노노(勞勞)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고려해 ‘EVA의 20%’나 ‘영업이익의 10%’ 중 임직원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한 상태다.

여기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제에 대해서는 재계와 금융권의 우려도 깊다. 주주 환원보다 임직원 배분을 우선시하는 구조적 한계는 물론, 미래 투자 여력 약화와 비용 구조의 경직성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 EVA 제도, 기업 가치 제고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삼성이 2000년 도입한 EVA 성과급 제도는 영업이익에서 자본 비용을 뺀 ‘실질적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한다. 이는 주주의 몫을 먼저 고려한 뒤 남은 재원으로 보상하는 방식으로, 경영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합리적 보상 체계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방식은 수익의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미래를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라며 “이러한 체계를 부정하고 영업이익 배분만을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성과급은 주주 가치와 미래 투자, 임직원 보상의 균형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자본 비용을 무시한 노조의 요구는 이기주의적 접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투표가 가결돼 파업이 실행될 경우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두 번째 파업 사태를 맞게 된다. 현재 3개 노조의 조합원 규모는 약 9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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