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란봉투법이 10일부터 시행되면서 하청노조의 원청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계 내에서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하청노조의 무분별한 교섭 요구가 빗발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실제 시행 첫날부터 대규모 교섭 요구가 나오고 있어, 기업들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한 대응 부담과 쟁의행위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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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하청노조의 원청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이 10일 투쟁 선포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 소속 900여 곳의 하청노조가 원청에 교섭 요구 공문을 일제히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본격적인 강경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자동차 하청노조와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도 지난 1월에 이어 이날 교섭 요구서를 전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조가 실질적인 사용자로 판단되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늘어날 수 있어 경영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했는데, 법안 시행 이후 대규모 교섭 요구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노총은 원청교섭을 위한 계획도 세워놨다. 3월에는 공문 발송, 4월에는 결의대회 개최, 5월과 6월 교섭을 진행한 뒤 만족하지 못할 경우 7월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하청노조들의 원청 교섭 쟁취 투쟁 선포대회를 개최하면서 원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금속노조의 투쟁은 이미 시작했다”며 “한화오션 하청노조가 천막 농성에 돌입했고,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16개 원청에 대해 교섭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모호한 기준에 파업 가능성까지…산업계 ‘노심초사’
하청노조의 압박 강도가 세지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여부에 따라 하청노조가 원청과 교섭에 나설 수 있는데 교섭 대상인지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하청노조들은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교섭 의제에 대해서도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기업은 어디까지 교섭에 응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하청노조들의 쟁의행위까지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한화오션 하청노조는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데 향후 다른 산업 현장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쟁의행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업이나 사업장 점거 등 강도 높은 쟁의행위로까지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 등 기업 경영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실제로 민주노총 측은 투쟁 선포대회에서 “4월 27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투쟁 일정을 계획할 것”이라며 “교섭 테이블에 얼마나 성실히 임하느냐에 따라 파업 규모는 달라질 것”이라며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게다가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도 제한되면서 기업들의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줄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산업계는 노조가 교섭 절차를 준수하면서 강경한 쟁의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계는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가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율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하청노조의 사용자성 판단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수백 개 하청을 두고 있는 제조업의 경우 벌써 걱정이 앞서고 있다”며 “무분별한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경우 기업 경영 활동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어 정부가 명확하게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고, 중간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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