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할리우드와 일본이 양분해 온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에 중국발 거대 블록버스터 '너자 2'가 상륙하며 새로운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위라는 기록을 세운 이 작품은 국내 개봉 직후 "중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너자 2'는 중국 고전 신화 '봉신연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소년 '너자'의 여정을 그린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먼저 개봉해 누적 관객 3억 명, 흥행 수익 약 22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미 그 파급력을 증명한 바 있다.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특히 후반부의 대규모 전투 시퀀스와 치밀한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력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작품에 견줄 만하다는 실질적인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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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2'가 할리우드와 일본이 지배하는 애니메이션 시장의 다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주)콘텐츠존 제공 |
영화계에서는 '너자 2'의 성공을 단순한 흥행 사례를 넘어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 변화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간 국내 시장은 디즈니·픽사로 대변되는 할리우드식 3D 애니메이션과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일본 지브리·신카이 마코토류의 2D 감성이 주도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너자 2'는 중국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신화적 세계관에 가족애와 우정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결합해 국적의 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개봉 버전의 현지화 전략도 눈에 띈다. 정지소, 조병규, 손현주 등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참여한 한국어 더빙판은 자막 읽기에 부담을 느끼는 저연령층 뿐만 아니라, 화려한 액션 화면에 온전히 집중하고자 하는 성인 관객들까지 흡수하며 관객층을 넓히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국 색채의 캐릭터 디자인이나 전개 방식에 대해 낯설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그러나 '너자 2'가 보여준 압도적인 스케일과 기술적 성취는 '중국 애니메이션은 수준이 낮다'는 편견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할리우드와 일본 일변도였던 국내 애니메이션 소비 지형에 '너자 2'가 던진 화두가 향후 시장 다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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