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선에 야구 종주국 미국이 참가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게 됐다. 감독이 대회 규정도 잘 몰라 화를 자초한 것이어서, 미국이 8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충격파는 더욱 커질 듯하다.
미국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26 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이탈리아에 6-8로 졌다. 미국의 패배 자체가 이변이며 충격인데, 이 경기 패배로 미국은 8강행이 좌절될 위기에도 몰렸다.
마국은 3승 1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탈리아는 3승이 됐고, 12일 멕시코(2승 1패)와 최종 4차전을 치른다. 멕시코가 이탈리아를 꺾으면 미국과 함께 세 팀이 3승 1패 동률이 된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익숙한 '8강 진출 경우의 수'가 미국이 속한 B조에서도 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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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이 이탈리아에 6-8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로 인해 미국이 8강 진출에 실패하는 '경우의 수'가 등장했다. /사진=WBC 공식 SNS |
일단 이탈리아가 멕시코전에서 승리하면 4승으로 조 1위, 미국이 조 2위로 두 팀이 동반 8강에 오른다. 멕시코가 이기면 3팀 동률이 돼 세 팀간 실점률을 따져 순위를 정한다. 멕시코가 5점 이상을 내며 이길 때는 멕시코와 미국이 8강에 오른다. 그런데 멕시코가 4점 이하의 점수를 내며 이길 때는 멕시코와 이탈리아가 8강행 티켓을 따내고 미국이 탈락한다.
미국이 이탈리아에 졌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마크 데로사 미국대표팀 감독이 대회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이탈리아전을 치르기 전 미국의 8강행이 확정됐다고 착각했다는 점이다.
데로사 감독은 미국이 3연승을 거두고 이탈리아전을 앞둔 상황에서 MLB 네트워크의 '핫스토브'에 출연해 "우리팀은 이미 8강 진출권을 따냈다"고 말했다. 세 팀 동률이 돼 실점률을 따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은 발언이었다.
미국은 이탈리아전에서 전력을 다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내주며 6회초까지 0-8로 뒤졌다. 경기 후반 추격전에 나서 6점을 만회하긴 했지만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상대 팀과 실점률을 따지는 상황을 알았더라면 미국이 이탈리아에 이렇게 많은 실점을 내주는 마운드 운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탈리아전 패배 후 데로사 감독은 미국의 8강 확정 발언을 했던 데 대해 계산 착오로 말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대회 규정을 몰랐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데로사 감독의 이탈리아전 선수 기용 등을 봤을 때 규정을 몰랐다고 판단하고 있다.
와중에 미국 대표팀이 이탈리아전 전날 코치와 선수들이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는 폭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3연승을 거둬 8강 진출을 낙관한 분위기가 대표팀 기강 해이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경우 후폭풍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경우의 수' 끝에 미국이 8강에 오른다고 해도 향후 미국 대표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대회 우승을 위해 역대급 선수 구성을 했다고 자부해온 미국이 이탈리아를 얕잡아보다 패한 결과는 이렇게 가혹해졌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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