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분열 사태를 맞아 ‘기강 잡기’에 나섰던 문재인 대표가 18일 내년 총선과 관련된 당직 인선을 신속하게 단행했다. 사실상 주류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친문 (親文) 체제’를 구축하자 비주류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이후에도 대표 퇴진을 요구해온 비주류의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빠르게 총선체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인선에서 앞서 사의를 표명한 최재천 전 정책위의장의 후임에 이목희 의원을 임명했다. 이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또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4선의 김성곤 의원,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장에 재선인 백재현 의원, 예비후보자 이의신청처리위원장에 초선의 인재근 의원, 비례대표 선출 시행세칙 제정TF 팀장에 초선의 홍익표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와 함께 총선기획단장과 정책공약단장,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장,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관리위원장 등 후속 인선을 차례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총선기획단장에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새정치민주연합 분열 사태를 맞아 ‘기강 잡기’에 나섰던 문재인 대표가 18일 내년 총선과 관련된 당직 인선을 신속하게 단행했다. 사실상 주류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친문 (親文) 체제’를 구축하자 비주류들은 일제히 반발했다./사진=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이날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이 통합해 여권에 대항하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문 대표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문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는 “문 대표가 우리 당의 자산이면서도 한계라고 생각한다. 탈당 사태도 일어나고 상당 부분 반 문재인 정서가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문 대표가 당 대표에 있으면 오히려 분열이 유발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총선을 목전에 두고 결국 야권의 참패를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것을 막고 야권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문 대표가 대승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구당(救黨)모임 간사인 노웅래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표가) 이제는 죽을 각오로 내려놓을 수 있는 결기를 보여줘야, 내려놔야 총선 승리를 잡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문병호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의 인선에 대해 “문 대표가 신당을 도와주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친노 패권주의가 더 강화될 것이어서 국민이 결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 보이콧을 재확인하며 문 대표의 2선 후퇴와 통합적 비대위 구성을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에게 최고위에 들어오라는 취지는 분열의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고 거기에 가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당내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 대표와 주류들은 탕평인사의 틀에서 풀려난 듯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당내 분열 상황에 대해 “이제 당내에 주류, 비주류 또는 친노, 비노를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직능대표자회의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직 인선이 친노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제 논란과 분열을 멈추고 대표에게 일정한 수습기간을 주고 지켜보는 여유와 관용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문 대표를 거들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이틀만에 온라인 당원모집이 4만4000명에 달했다”고 소개한 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터넷 혁명을 통해 수많은 국민이 노란 풍선을 들고 마포대교를 건너 청와대로 향했다. 우리는 또다시 스마트폰을 들고 행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