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대대적으로 전개된노사양측의공영방송 헤게모니싸움에서노조가 패배함으로 앞으로 노영방송의 종말이 도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언론계 관계자는 앞으로 MBC파업과 같이 구체적인 명분없는파업이해고등의 중징계를 감수하고라도 다시 시도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달 KBS새노조,연합뉴스등이 파업을 종료한 가운데MBC노조도 지난 18일 파업을 끝내고업무에 복귀했다.장장 170일만의 일이다.
하지만 이들이 파업을 통해 받은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사측으로부터 얻어낸 결과물이없을 뿐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가톨릭뉴스는최근 기사를 통해 MBC파업을 '실패한농성'이라고 표현했다.(
http://korea.ucanews.com/2012/07/18/201207w1801/ ). 이 매체는 "어제까지 170일을 이어온 MBC 노동조합이 파업을 끝내고 오늘 업무에 복귀했지만, 이번 방송사 파업은 “실패한 농성”이며, 언론 자유에 대한 국민의 낮은 의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파업결과 남은 것은 떨어진 시청율과 노조원들에 대한 대량징계밖에는 안보인다.
24일 KBS는새노조 파업 특별인사위원회(위원장 길환영 부사장)를 열어 김현석 위원장 해임, 새노조 간부 정직 1~6개월 및 감봉 1·3월 등 모두 18명에 대해 중징계처분을 의결했다.
MBC는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을 포함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박성호 기자, 박성제 기자, 최승호 PD 등 모두 6명이 해고되었다.또서울MBC에서 69명 대기발령,39명 정직을 받았고15개 지역MBC에서는 53명이 대기발령, 28명이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또 업무에 복귀한 서울MBC 조합원 50명이상이 기존의 보직과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나는 등의 조처를 당했으며 PD수첩작가 6명이 해고당했다.
연합뉴스도 노조간부들을 징계할 예정이다.
그러면 이번 파업이 실패한 이유는무엇인가
첫째파업에 참여한 매체들이 파업으로 인해 시청자와 독자에게 치명적인 불편함을 주지 못하면서 사측도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요인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이 파업기간내내 불편하지 않은 데에는 2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대체 매체 활성화로 인한 영향력축소이다.시청자들이 가장 예민한 뉴스의 경우 종편, YTN, 뉴스와이 등 대체재가 출범하였고 드라마,예능의 경우 외주제작사에 의해 상당부분 소화가 되므로 노조원들의 파업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특히 뉴스는 이미 주간에 포털 등을 통해 소비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 TV뉴스시청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또 충분한 대체인력확보로 방송중단 등의 사태가 최소화 된 것도 이유이다.전체 조합원 4100여명인 KBS의 경우 이번 파업에 참여한 새노조원은 1100여명에 불과했으나 3000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KBS노조가 파업에 동참하지 않아 동력이 약하였다.
MBC도 총원 1010명중 533명만이 파업에 찬성하였고 파업참가도 500~8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직원수가 1600여명인 상황에서 약 절반정도만 파업에 참가한 것이다. 또 93명의 시용,경력기자 및 임시직 등 대체인력의 투입으로 업무공백을 메꾸었다.
둘째 파업의 정당성 미확보이다.KBS,MBC,연합뉴스는 공히 보도의 공정성을 문제삼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파업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교감하기 위한 정치파업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었다. 결국 시청자들의 상당수가 이들의 파업명분에 무관심하게 되므로 노조가 자진해서 파업을 접어야 하는상황을맞게되었다.
그럼에도 이번 파업으로 인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과제도 주어졌다. 지난 25일 KBS2에서 방영된 추적60분 "170일 만의 복귀, MBC파업 무엇을 남겼나" 프로그램 말미에 강희중CP는 "정치권력이 바뀌면 계속 반복되는 한국공영방송의 구조적 문제중 하나인 것 같다"며공정방송을 목표로 내건 파업을 언급하며 "노와 사를 넘어서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마무리했다.
즉 그는 공정방송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낙하산사장이 선임되는 현 사장선임절차를 문제삼기도 하지만 이러한 논리에 찬성하지 않는 이도 적지 않다. 결국 공정방송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영방송과 기간통신사에 권력의 인사권이 개입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 바 현상황에서제도적으로 모순을 근원적으로 풀수 있는 묘안은 없어 보인다. 단지 문제가 되는 MBC, YTN,연합뉴스의 민영화를 통해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매체가 되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처방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최근 벌어지는 MBC노조의 김재철사장 공격포인트에 대한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언론계 관계자는 노조가 처음에는 파업의 목적을 공정보도에 두고 시작한 것도 정치적인 목적이 다분히 있어 정당하지 못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논리가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재철사장의팩트도 부족한 사생활을 문제삼고 있는 것은 치졸한 행동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