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존 한국경제 직격탄…고용기피·개인파산 악재 꼬리 물어

   
▲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
집을 대출받아 사거나, 사업자금, 유학자금 심지어 물품 구입을 위해 목돈을 빌린 사람들 대부분은 금리 뉴스에 민감하다. 금리가 인상되면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은행이 금리를 높이면 한국은 금리를 내리기 보다는 동결하거나 올릴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은 국가경제에서 폭탄처럼 다가온다.

미국은 연방기금 금리를 최고 연 5.25%에서 제로금리까지 떨어뜨려 국가경제를 유지해 왔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금융위기로 이어진 2008년 이후 근 7년 동안 지탱해 온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종식되었다. 예상했던 금리인상이 단행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통화 관련 당국자들은 외국인 채권투자 세율 인하 등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 가동 등 대비책을 밝혔다. 주식시장도 큰 낙폭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가 미미하며, 한국 경제는 안정세를 유지해 견고해 보인다고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해지면서 세계경제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이번 금리 인상은 그간의 초저금리 환경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사진=SBS방송 캡처
금리인상으로 한국호의 앞길이 그리 밝지 않아

하지만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가진 대한민국의 앞길은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그간 정부 당국자들은 솔직히 통화정책에 너무나 무관심하고 무신경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미국 달러가치가 높아지고 미국 경제 회복속도보다 회복세가 느린 한국같은 경우 달러값은 더 뛸지도 모른다. 결국에는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코스피 100 종목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근 2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이 어이지면 결국 한국도 미국처럼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경기 회복세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는 현 경제상황을 생각한다면 금리인상은 그마저 회복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수출주도형 개방 경제인 한국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외균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한국의 금리인상은 불 보듯 뻔하게 되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여러 가지 이유로 경제의 부작용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인, 정부당국자들 중 무책임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금리가 올라 원금은 물론 대출이자 갚기를 포기한 채 개인파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국민들이 속출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질지도 모른다. 기업의 성장동력도 떨어져 청년 취업, 장년 재취업에도 어려움이 발생해 돈을 벌지 못하는 국민들이 늘어날 가능성까지 높아 걱정이 앞선다.

낡은 정치를 청산하기보다는 낡은 정치인을 속아내야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은 낡은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자신들의 밥그릇 채우기에 연연하고 있다. 울분을 참을 수 없다. 주변에 청년들에게, 구조조정 당한 장년들에게 경제가 곧 좋아지니까 기다려보자고 거짓말하는 일도 부끄럽다. 이제는 경제 전망 양치기 소년 역할은 못 하겠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니, 많은 청년들이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은 장년들이 인생을 포기할 까 걱정이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 것 같다.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를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세대들에게 신선한 청량제가 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송덕진 휴먼디자이너·극동미래연구소장·왕토끼CIO·포퓰리즘감시시민단체연합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