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근 최고위원회 불참 등 당무거부로 일관 중인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1일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전혀 변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위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한 지도체제 개편을 요구해온 그는 “오늘부터 ‘통합을 위한 여행’을 하겠다”며 “앞으로 당의 통합과 승리를 바라는 아주 중요한 리더들을 뵙고 문 대표와 심도 있는 여행을 하겠다”면서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 대표를 상대로 최후의 설득 시도를 하겠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저는 (13일)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이전에 당의 분열과 통합에 저해되는 문 대표의 운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최고위를 불참했다”며 “그런데 불참 이후에 안철수 의원 탈당이 있었고 네 의원의 연속적인 탈당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무 거부 끝에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답변을 피하면서 전날 김동철 의원의 탈당을 언급, “정치인들은 탈당하는 것을 정말 두려워 한다. 저도 여러 번 탈당했지만 탈당이라는 건 자기 정치 생명을 거의 끊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첫 번 극복하게 되면 탈당이 쉽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당내 추가 탈당 움직임을 우려했다.

아울러 “안 의원과 세 분의 탈당 이후에 ‘문 대표의 당 수습 방안은 결코 잘못된 것이다’ ‘그렇게 수습하면 안 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 게 김동철 의원의 탈당”이라고 부연해 문 대표 체제에 대한 문제인식을 에둘러 강조했다.

전날 김한길 전 대표까지도 문 대표를 향해 사실상 ‘최후통첩’ 메시지를 남긴 것에 대해선 “문 대표에게 어떻게 보면 마지막 정성을 담은 호소라고 생각한다”며 같은날 YTN라디오에서는 “김 전 대표도 최근 안 전 대표의 탈당 이후에 (문 대표가) 하고 있는 수습방안은 결코 당의 통합을 위한 수습방안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지적은 최근 당직인선에 관해서도 나왔다. YTN라디오에서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자신과의 상의 없이 이목희 의원을 당 정책위의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사전에) 뜻을 나누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당직인선을 미뤄 ‘이제는 문 대표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제 당이 하나의 권위체제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저의 걱정”이라고 동조했다.

전날 김동철 의원의 탈당이 호남 의원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이건 호남 민심이 이반되고 있다는 것의 하나의 상징적 사건”이라며 “탈당 동조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부정하지 않았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표가 한 토크콘서트에서 ‘어르신들은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가 없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관해 “얼핏 들리기에 어르신들에 대한 폄하한 것처럼 느낌이 드는 표현들이 있었던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우선 들리는 말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겠다는 것까지 다 고려해서 말씀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