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조용한 날이 없는 전자업계, 2015년 올해는 삼성전자로 시작해 삼성전자로 마무리하는 한 해였다.

지난 5월 삼성이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전격 발표하면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고, 한 편의 드라마처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싸움에서 완벽한 승리를 보여줬다.

올해 전자업계는 기존 스마트폰 체제에서 좀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스마트폰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다. 그 중 가장 먼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상용화됐고 중심에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있다.

또, 눈에 띄는 부분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하락과 새로운 대세로 중저가 스마트폰이 떠오른 것이다. 과거 신흥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중저가 스마트폰이 ‘외산폰의 무덤’, ‘프리미엄 시장 격전지’라고 불렸던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 9월1일 정식으로 출범한 삼성물산은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이 목표다./미디어펜

뉴삼성물산 탄생...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올 한해 전자 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 들썩이게 만들었던 이슈는 ‘뉴삼성물산’의 탄생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딴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탄치 않았지만 결국 삼성은 ‘승리’를 쟁취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이 합병되면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 ‘이재용 체제’를 확립시켰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계획안을 발표할 당시,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 예상됐던 합병이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3대주주로 등장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1대 0.35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을 침해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엘리엇의 방해는 임시주주총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주총에서 삼성물산은 출석 주주 69.53%의 찬성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서도 매수 대금이 6702억 원에 그쳤다.

힘겹게 합병을 이뤄내고 9월1일 정식으로 출범한 삼성물산은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이 목표다.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을 포함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 삼성페이는 최근 누적 결제 금액 2500억원, 누적 결제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삼성전자

 “빠르다 그리고 간편하다” 모바일페이 시대 돌입

지난해 금융과 기술을 접목하는 ‘핀테크(Fintech)’가 주목받았다면 올해의 화두는 전자업계가 다양한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며 핀테크 상용화에 들어간 것이다.

모바일결제 서비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특히 한국·미국·중국 등 공룡 기업들이 손을 뻗으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고 상용화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1등 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 한국과 미국에 ‘삼성페이’를 출시했다. 삼성페이는 ‘갤럭시S6’ 이후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삼성페이는 최근 누적 결제 금액 2500억원, 누적 결제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10월말 가입자 100만 명과 누적 결제 금액 1000억원을 돌파한 후 약1개월여 만에 누적 결제 금액 2500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도 현재 ‘LG페이’를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국내 주요 카드사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상호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LG페이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애플이 ‘애플페이’로, 구글은 ‘안드로이드페이’로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됐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인 모바일페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 화웨이 등이 가격 승부를 걸어오면서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했다./연합뉴스

무섭게 치고 올라온 ‘중저가 스마트폰’ 열풍

전자업계에 이슈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올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대세가 변화는 해였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 스펙을 자랑하면서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90달러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3년 49%에서 올해 68% 수준까지 늘어났다. 반면 프리미엄폰 판매 비중은 55%에서 40%로 줄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 화웨이 등이 가격 승부를 걸어오면서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올해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서 최대 판매량을 기록, 이어 LG전자의 ‘LG 클래스’,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가 손잡고 만들어낸 ‘루나’ 등이 출시되면서 중저가폰 전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이 광고모델로 나선 ‘루나폰’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단연 돋보였다. 루나는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기록,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년에도 중저가 스마트폰의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인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에 삼성페이를 적용하고 LG전자, 화웨이 등도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