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내현 의원(가운데)이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안철수 신당과 함께 하며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중도세력, 나아가서 합리적 보수까지 외연을 넓힘으로써 정권교체의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며 탈당과 함께 ‘안철수 신당’행을 선언했다.

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는 호남정치의 복원과 중도세력의 지지확보를 통해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해야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새로운 시작에 함께 하는 분들이 적을지 모르지만 신당의 비전과 진정성이 알려지면 국민들의 지지가 급속히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총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로 한걸음 나아가겠다.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길에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광주 북구을 초선인 임 의원의 탈당은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래 20일 김동철 의원에 이어 광주 지역 의원으로선 두 번째다. 일찌감치 탈당해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간 천정배 박주선 의원과 함께 고려하면 8명의 광주 의원 중 절반인 4명이 새정치연합을 떠났다.

특히 장병완 권은희 박혜자 의원도 사실상 탈당 수순을 밟고 있어 광주는 당내 주류로 꼽히는 강기정 의원을 제외한 7명이 탈당하는 셈이다.

호남 민심의 이탈과 관련, 임 의원은 “호남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9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는데도 선거 패배 후 몇 년이 지났는데도 진정어린 사과 한 번 없었다”며 “과거 오랫동안 호남은 필요할 때만 이용해먹고, 지나고 나면 홀대해오던 수준을 넘어 호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인 것”이라고 문재인 대표를 강력 비판했다.

당의 이념 노선에 관해선 “일부의 강경파로 인해 당이 종북세력으로 매도당하기도 했다”며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진보’ 수준을 넘어선 반기업적으로 보이는 행태들로 인해 ‘좌파’로 매도되면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쪽에 치우친 것으로 보이는 편협한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통부재와 독선, 불공정,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등 당 운영 방식도 문제”라며 “일부 주류와 비선라인의 의견만이 수용되며 문제를 야기한 경우에도 계파별로 차별적 처리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근 수차례의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표가 책임지지 않아 당내는 물론 당 밖에서도 비판과 조롱을 받고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비판과 발목잡기를 일삼는다는 비판의 소지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임 의원은 탈당 회견문 낭독 직후 기자들과 만나 2~3일 전에 안 의원을 직접 만나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원칙적인 공감을 나눴으며, 탈당 결심 시기에 대해선 열흘 전부터였다고 밝혔다.

여타 광주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결국은 큰 틀에서 함께하지 않겠나. 한 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신당으로) 오지 않겠나 생각해본다”고 내다봤으며, 여타 호남 지역에 관해선 “전남에서도 일부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 의원들 위주의 탈당이 지역구도 타파와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앞으로 수도권 중진들도 (탈당하는) 상당한 규모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시간상 문제지 호남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호남 민심과 중도세력,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아우르는 외연을 강조한 임 의원은 “제가 문제삼는 것은 문 대표체제와 일부 강경 급진주의자들이었다. 새정치연합엔 많은 좋은 동지들이 있다. 저는 그분들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면서 “그분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다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당내 잔류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요청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