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23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내년 4월 총선에 있어서 이른바 ‘험지 출마’ 요구를 일단 수락하는 태도를 취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종로는 험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당 지도부의 종로 외 험지 출마 요청에 전적으로 따를지가 미지수다. 오 전 시장의 한 측근이 “오 전 시장이 종로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언급해 이같은 관점에 무게를 싣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전 중 여의도 모처에서 오 전 시장을 접촉해 “이번 총선에 당의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해 달라고 했다”며 험지 출마를 요구한 사실을 공개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이에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라는 거물이 버티고 있는 종로 지역을 포함해서 계속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전제를 달았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저도 종로를 우리 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서로 맞붙는 것은 피하고 다른 지역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오 전 시장과 박진 전 의원 등이 등록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대표는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당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후 적지를 잘 골라보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이어 김 대표는 오 전 시장이 다른 지역을 출마했을 경우 특혜를 줄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며 “다시 강조하지만 전략공천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다른 명망가의 접촉 계획에 관해선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분구되는 지역을 포함해 우리가 당선되기 어려운 수도권을 포함한 지역은 일단 명망가를 보내면 당선될 수 있다는 지역으로 보내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대희 전 대법관도 부산 해운대 출마를 타진한 바 있지만 전날 김 대표의 험지출마 설득에 “당 지도부의 취지에 공감한다.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험지로 거론되는 지역에 해운대를 포함시켜 고려해 달라고 요구해 해운대 출마 의지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