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정치민주연합에서 안철수 전 대표에 이어 광주의원들의 동반탈당이 이어지면서 ‘분당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히려 당 밖에서는 벌써부터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각자가 추진하는 신당들을 합쳐야 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주도권 전쟁을 시작했다.

안 의원이 독자적으로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본격 행보에 나서자 먼저 광주지역부터 현역의원들이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먼저 탈당해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하며 안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던 천정배 의원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빼앗길 공산이 커졌다.

급기야 천 의원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새정치연합과 연대 불가 방침”을 밝힌 것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천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회의 정책발표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권이 전체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새정치연합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전날 전남도의회 기자회견에서도 앞서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불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단정적으로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천 의원은 전날 발언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은 이미 수명을 다했다. 야권 주도 세력을 확실히 바꿔야겠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전날 안 의원과의 연대를 묻는 질문에 “안 의원이 탈당한 후 안 의원과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시절 주도한 인재영입과 공천 과정에서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상실했다”고 일갈한 일도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독자적으로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본격 행보에 나서자 먼저 광주지역부터 현역의원들이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먼저 탈당해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하며 안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던 천정배 의원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빼앗길 공산이 커졌다./사진=연합뉴스

천 의원은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권은희 후보를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하며 새정치연합을 탈당했었다.

천 의원은 “안 의원이 어떠한 행동을 하고 사고를 하는지가 앞으로 신당 창당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아직까지 안 의원과 연대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은 없고, 일단 국민회의 창당을 내년 1월까지 완료할 생각”이라고 답해 신당 창당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천 의원은 23일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전격 회동해 야권 대통합을 논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최고위원회를 불참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오랜 침묵을 깨고 탈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향후 신당 세력을 통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최근 안철수 의원이나 안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과 교감하고 있다”며 안철수 신당 쪽 합류 의사를 드러내면서 신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은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제적으로 탈당한 뒤 신당 세력을 통합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면서 “저는 전국에 있는 김대중 세력을 대표한다. 호남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아직도 차기 총선에서나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 할 역할이 있어서 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한길 의원이 탈당 쪽으로 무게를 실으면서 당내 동반탈당 의원들을 설득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안 의원과 수시로 소통하며 창당 로드맵을 구상해왔다는 전언도 입수됐다. 지금까지 호남지역당의 면모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안철수 신당’이 전국적으로 바람몰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한길 의원이 움직인다면 지금까지 그와 정치적으로 행동을 같이해온 일명 ‘김한길 계’인 노웅래(서울 마포갑)·민병두(서울 동대문을)·최재천(서울 성동갑)·최원식(인천 계양을)·정성호(양주-동두천) 의원 등도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비주류를 대변해온 주승용 전 최고위원(여수을)과 김관영 의원(군산)도 김 전 대표와 가깝다.

앞서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과 함께 유성엽(전북 정읍)·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이 탈당했다. 광주지역 의원으로 김동철(광주 광산갑)과 임내현(광주 북구을) 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고, 앞으로 권은희(광주 광산구을) 의원의 탈당도 예정돼 있다.

이날 문재인 대표는 뒤늦게나마 당내 중진모임과 수도권모임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기 선대위를 수용했다. 문 대표의 선대위 수용은 사실상 대표와 지도부의 2선 후퇴로 문 대표의 역할이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주류들은 문 대표의 완전한 2선 후퇴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문 대표의 ‘선대위 카드’가 내홍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천 의원을 만난 이종걸 원내대표는 자신은 당에 잔류할 것을 밝히면서 김한길 의원에 대해 “마음이 떠난 것 같다. 선대위 참여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문 대표가 대표직을 전격 사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김 의원의 탈당은 가시화된 셈이다. 김 의원은 24일 이미 탈당 결심을 굳힌 정대철 상임고문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김 의원이 탈당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