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승진 인사 광고를 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언급했던 그의 경영철학이 눈길을 끈다.

리 대표는 지난 5월 미디어펜과 인터뷰하면서 “미국 운용사는 ‘고객 중심’이라는 게 말뿐이 아니고 모든 경영활동에 배어 있다”며 “회사가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 하려면 직원부터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문화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고 사장의 의견이 중시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사장이 퇴근하지 않으면 직원도 퇴근도 못한다”며 “똑똑한 직원들이 사장 의견에 직원들이 자유롭게 반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아 직원은 사장이 시키는 일만 하게 되고 이는 고객에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리 대표는 자유로운 회사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점수로 직원을 평가하던 방식도 폐지하고 출퇴근 시간과 복장을 자율화 했다. 보고서 문화를 없애고 팀장과 본부장 직책도 없앴다. 직원들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야근도 하지 않는다. 한국 회사 특유의 집단문화가 고객의 수익률을 좀 먹고 있다는 판단에 메리츠자산운용은 회식도 없다.

그는 “다음날 일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미국 회사에서는 회식을 하라고 해도 못한다. 그런데 한국 회사는 업무 자체가 불확실한데다 ‘못해도 다 같이 못하니까 괜찮다’라는 집단의식에 기대 밤늦게까지 회식을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메리츠자산운용은 전일 국내 주요 신문에 광고를 게재해 메리츠자산운용 임직원의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이번에 승진하신 직원 여러분에게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18명의 승진자 명단을 게재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전체 임직원이 약 40명이어서 절반 정도가 승진한 셈이다. 승진자 명단에는 이사 2명, 부장 5명, 차장 3명, 과장 3명, 대리 5명이 포함됐다.

승진 광고를 알고 있던 직원은 실무를 담당했던 직원 1명에 불과해 ‘깜짝’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셈이다. 다행히 실무를 담당한 직원도 이번에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