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가칭 '국민회의' 창당을 준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4일 탈당을 고심 중인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난 뒤 “광주, 호남에서 뉴DJ(김대중)들을 찾고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뉴DJ의 맨 앞에 서 있는 한 분이 권 의원”이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천 의원은 권 의원과 이날 오전 9시55분쯤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사무실에서 약 35분간 회동했다. 천 의원은 회동 직후 “권 의원이 앞으로 국민을 위해 희망을 주는 길을 갔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광주·호남 지역민 삶의 요구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권 의원이)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 시점에서 자기 생존을 위한 길을 가지 말고 과연 무엇이 한국과 지역을 위해 마땅히 가야 될 길인가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지난해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했다가 당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권 의원 전략공천에 출마를 포기하고 선거 유세 지원까지 나선 바 있다. 그와 인연이 있는 권 의원이 국민회의에 입당할 경우 현역 의원으로서는 이른바 '천 신당'의 첫 합류 세력이 된다.

권 의원은 신당 합류에 대한 질문에 “아직 (합류와 관련한) 구체적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천 의원이 처음 야권개혁, 정치개혁, 새정치연합의 변화 필요성을 제기한 고민의 지점과 제가 그리고 제 지역이 고민하는 지점들이 서로 정확하게 같다”고 했다.

탈당 시점에 대해서는 "탈당은 생각과 결단의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시기가 절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시기에 관해서 지역민보다 제 생각이 앞설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카드가 결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대책은 현재 아주 큰 문제에 비하면 미봉책이라 어제의 답변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종걸 원내대표 비서실장직을 맡고 있는 권 의원은 천 의원과의 회동 뒤 자신의 탈당을 만류해온 이 원내대표와도 국회에서 면담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재차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이 원내대표와 회동 뒤 이같이 밝히며 "천 의원도 이 원내대표도 저 개인의 구체적 부분을 얘기하기보다 전체적 상황에 대한 말씀을 하고 그분들의 생각을 말하며 조언하고 도움을 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까지 지역구 의정보고를 진행한 뒤 내주께 탈당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