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KDB대우증권 노동조합은 24일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미래에셋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인수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유상증자 이후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4000억원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2조2000억원 수준”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의 70% 이상을 대우증권 지분을 매입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며, 이 규모는 미래에셋증권의 전체 회사 가치를 넘어서는 무리한 인수”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사옥 매각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800억원 수준의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무산됐다는 점을 들며 시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적어내 최우선협상대상자가 되긴 했지만 고가 인수로 인한 부담으로 투자자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적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인데 무리한 인수는 시장을 교란시키고 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려 결국 회사 뿐 아니라 고객, 주주, 직원 등 모든 이해당사자를 파탄에 빠뜨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LBO(차입인수) 방식이 아닌 자산 매각으로 대우증권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산매각의 상대방이 대우증권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LBO 방식은 사전적 의미가 아닌 회사 인수 시 차입한 자금을 인수회사의 자산을 활용해 갚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펀드 광고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를 강조하며 분산투자를 부르짖던 미래에셋이 이제는 다양한 보유자산을 매각하여 일명 몰빵으로 대우증권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게 이치에 맞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불필요한 자산들을 대우증권이 매입하게 함으로서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 역시 LBO의 전형적인 방식”이라며 “실제로 2014년 박현주 회장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장부가 6133원이던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1만1102원에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고가 매각함으로서 막대한 매각차익을 남긴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앞으로 대우증권 인수 불가론에 대한 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계획이다.

우선 이날부터 노조를 매각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 저지를 기치로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및 재무비율 등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금융위에 표명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 등과 연대하여 미래에셋증권으로의 대주주 변경 반대 및 합병반대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고 의결권 위임 등 주주총회에서의 반대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