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

자고로 사람은 안정된 삶, 편한 길을 원한다. 하지만 인생은 안정된 삶보다는 늘 불안하고 불편한 삶만 지속되고, 편한 길보다는 자갈이 깔린 가시덤불 길을 걷는 것처럼 힘든 길만 가득하다. 그래서 안정되고 편한 삶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렵다.

그래서 늘, 항상, 언제나 도전정신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도 험난한 땅이라는 뜻을 가진 험지(險地)는 대대수의 사람들이 기피한다. 꽃밭, 텃밭, 문전옥답(門前沃畓)과 같은 편하고 쉬운 것을 좋아한다.

진정한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은

많은 선각자들은 인간은 누구나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꾸준히 정진하라고 강조한다. 평소에 뭔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큰 힘이 솟아나는 뜻하지 않게 일이 성취되는 것이다. 성실히 자기관리를 하다보면 위기가 닥칠 때 극복할 수 있는 무한능력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무한한 잠재능력은 위기일 때 발휘되는 것이 정말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또한 자신이 안정되고 편한 길을 살고 있다고 느낄 때, 현실에 안주해 뭔가 새로운 도전을 기피하거나 게을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 귀찮고 포기하는 정신과 행동을 경계해야 하는데, 몸이 편하면 정신도 편해지는 이상한 마법에 걸려 결국 어렵고 힘들고 불편한 삶을 영위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회사를 박차고 나가 자갈밭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주변에는 편하고 안정된 직장을 얻기 위해서 노려하는 반면에 창업을 해 인생을 살아가는 젊은이도 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안정되고 편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이 활동하면서 준비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성공의 경지에 이르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것이 도전정신이고 기업가정신이 아닌지 모르겠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과 원유철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인의 험지출마

사람마다 험지, 자갈밭의 기준은 다르다. 특히 정치인들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을 텃밭, 꽃밭이라고 하고 당선가능성이 낮은 곳을 험지 심지어 제로에 가까운 곳을 사지(死地)라고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지명도 높은 여러 정치인들에게 이른바 험지론을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국민들에게 꽤 알려진 정치인들은 당을 위해 당선되기 어려운 지역에 나와 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표와 인기를 얻어 선거에 당선이 되어야 살아갈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험지 출마는 동전의 양면 같은 일이다. 당선이 되면 인지도와 정치인생이 순탄하지만, 낙선했을 때에는 정계은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텃밭에 출마해 당선된 정치인도 그렇다고 해서 정치 인생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정치인이 많아야

요즘 전라도 전북에서 정치 컴백을 노리는 언론인 출신 거물 정치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몇 년 전에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거부하고 안전한 고향을 선택해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그 뒤로 계속 낙선해 결국 정치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에 비해 같은 전북 출신이지만 고향보다는 정치 1번지 종로를 선택해 셀프 험지 당선을 통해 정치인생을 업그레이드 시킨 경우도 있다.

많은 국민들이 경기불황속에 삶이 피팍해졌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이미 머릿속에 없어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청년들은 젊은 혈기를 앞세워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많이 사그라진 것 같다.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쉬운 창업만 하다가 도리어 폐업만 도미노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험지 출마를 통해 정치인들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어떨까?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자연스럽게 맑아질텐데... /송덕진 휴먼디자이너·극동미래연구소장·왕토끼CIO·포퓰리즘감시시민단체연합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