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유예기간 연장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순환출자 해소 유예기간 연장과 관련한 삼성그룹의 공식 요청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기한 내에 강화된 순환출자를 해소하려고 최대한 노력 했음에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 (공정위가 기한 연장을)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신규 순환출자를 전면 금지하는 새 공정거래법에 유예기간 연장과 관련한 명확한 법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정위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결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10개에서 7개로 줄었지만 3개 순환출자 고리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판단을 내렸다.

공정위가 새롭게 마련한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순환출자 고리 강화로 문제 삼은 부분은 삼성SDI가 보유하게 된 통합삼성물산 주식 500만주(2.6%)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순환출자가 강화된 부분을 유예 기한 내에 해소해야 한다.

통합삼성물산 출범일인 올해 9월 1일을 기준으로 하면 6개월째인 내년 3월 1일 유예기간이 종료돼 그전까지 합병에 따른 추가 출자분을 해소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2개월여에 불과한 셈이다.

합병으로 신규 순환출자를 형성하거나 순환출자가 강화될 경우 6개월의 처분유예 기간을 두도록 하는데, 공정위 판단이 늦게 나온 만큼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게 삼성그룹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일단 공정위가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로 판단한 삼성SDI 보유 통합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처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주식처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추가 출자분 해소 기간 연장을 공정위에 요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