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8일 신당 인재 영입과 관련, “본격적인 영입이나 발탁은 앞으로 함께하실 의원들, 주변 추천을 받아서 창당준비위원회 발족 이후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며 “창준위 발족은 내년 1월10일”이라고 밝혔다.

창준위 신고를 마치면 정당에 준하는 법적 자격과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인재영입 등 창당 및 총선 준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당 창당에 필요한 인재 영입, 당 지도부 구성, 신당의 정책 차별화 방안, 총선 전략 등에 관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그는 “새 정당에는 기존의 알려진 분들, 그리고 새정치에 동참해주실 뜻있는 의원분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신 분들도 필요하다”며 “서민 대중의 고달픈 삶을 내 일처럼 이해하고 국민과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분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묵묵히 일하면서도 공헌도 높으신 분들 역시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런 훌륭한 분들이 우리사회 곳곳에 계시리라 생각한다. 기존의 학벌, 스펙으로 다듬어진 일종의 ‘가공된 보석’보다 ‘묻혀있는 원석’이나 ‘낭중지추’를 찾아 미래세력으로 만들고 키우는게 새로운 정치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신당에 영입할 ‘인재 풀’을 제시한 안 의원은 신당의 공직후보 추천 시 인재 평가 원칙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선 “모든 판단, 검증, 평가 기준을 모두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밝힌 뒤 “저 포함 누구도 기득권은 없다”며 “새 정당의 공직후보추천은 당에서 만든 기준, 절차, 정치혁신을 요구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누구도 기득권은 없다’는 발언이 향후 당 대표직이나 대선후보 등에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저는 어떠한 직도 당연히 제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인 분들이 다 같이 의논해서 결정해야 될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 정당의 공천 환경은 당연히 공정해야 한다”면서 “‘신진예비후보자 지원센터’를 만들어 정보공유를 보장하고 홍보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새 정당이 기성의 탈을 완전히 벗어던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정치연합 탈당 세력의 신당 합류에 관해선 “새정치에 동참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규모있는 창당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새 정당이 기성 정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수용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안 의원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인재 영입의 외연을 중도세력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경쟁이 시작됐단 것 자체가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는 원론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동안 ‘이미지 정치’ ‘철수정치’라고 비판받아온 바 있는 그가 어떻게 바뀐 모습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선 “지금은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 말로 해서 믿어달라고 하는 단계가 아니다”며 “행동으로 하나씩 보여드리고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신당의 차별화된 정책 노선을 제시해달라는 질문엔 ‘합리적 개혁노선’을 언급, “우리나라에서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부분들부터 먼저 없애야 진보 보수와 같은 고급 논쟁에 들어갈 수준이 현재 대한민국 상황”이라며 “한쪽 주자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각각의 사안에 대해서 저희 나름의 비전을 제시하고 해답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그것을 잘 보여주는게 ‘공정성장론’이다. 지금 새누리당의 대기업 위주 정책과도 다르고, 새정치연합의 소득주도성장과도 다르다”고 부연했다.

여야 양측에서 신당의 기조에 대해 ‘모호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기존 정당들이 비판을 안하는 게 굉장히 나쁜 징조다. 위협이 될 때만 나서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비판하셔서 너무 기쁜 마음이다. 제대로 가고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이밖에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이외에 부산이나 광주로의 출마설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제 지역 변경은 제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다른 변경도 지금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새정치연합이 새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정하기로 한 데 대해선 “포장지만 바꾼다고 해서 사람들이 내용이 바뀌었다고 믿겠나”라며 “이름을 바꾼다면 내용도 같이 바꾸길 간절하게 부탁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총선 의석 수 목표가 100석이라고 언급해 총선승리엔 관심이 없고 대선만 바라본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느누구도 지금 대선을 목표로 하면 국민들로부터 심판받는다”면서 “제가 100석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목표가 아니라 마지노선이다. 새누리당이 200석을 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게 마지노선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2주가 2년같다. 정말 까마득한 옛날같다”며 “정말 나름대로 2주를 2년처럼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고 지난 13일 탈당 이후 보름여만에 느낀 소회를 밝혔다. 최근 바뀐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도 “평생 세 번째로 바뀐 것이니까 그만큼 제 각오와 결기가 대단하다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