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마술사 스틸컷

[미디어펜=정재영 기자]2015년 대미를 장식할 최고의 기대작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은 다양한 측면에서 관객들의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영화다.

조선시대 마술사라는 독특한 소재. 비주얼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고아라와 유승호의 완벽한 호흡, 그리고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조연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흥미를 돋우는 다양한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그중에서도 ‘조선마술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영화 속 공간에 대한 새로운 미적감각이다. 
 
'조선마술사'는 기존 사극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제3의 공간 '물랑루'라는 극장을 창조해 영화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김대승 감독은 물랑루에 대해 “기존 질서, 계급 구조조차 없어져버린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의도대로 디자인된 물랑루는 환희(유승호 분)에게 ‘무대’라는 공간을 부여한다. 
 
그간 영화 속 천민들은 바닥이 곧 무대였지만 '조선마술사' 속 천민들은 무대 위로 직접 올라왔다. 오히려 구경꾼들에게 바닥을 내줘 계급과 높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또한 물랑루는 마술을 펼치는 곳이다. 보통 남사당패의 공연은 양반과 왕족의 실상을 깨우치는 풍자를 바탕으로 하지만 ‘조선마술사’는 이와 달리 비밀 뒤 진실이 아닌 ‘비밀’ 자체가 하나의 공연으로 나타난다. 
 
물랑루라는 이름은 ‘물랭루즈’라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번화가 클리시거리에 있는 댄스홀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물랑루'만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관객석이 층으로 구분되는 모습은 엘리자베스 시대 극장을 본 딴다.천정이 없고 소나무 등의 자연물과 공존하는 것은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떠올리게 한다.
 
'조선마술사'는 이처럼 서양식 공간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조선시대의 분위기 속에 완벽히 녹여내며 다른 영화에서는 접하기 힘든 창조성을 보여준다.
 
얼핏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영화 속 공간은 시대의 흐름에서 놓고 봤을때 이처럼 다채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조선마술사’는 더불어 마술이란 소재를 취한 만큼 영화 속에서 흥미로운 장치가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장치들과 물랑루라는 아름다운 공간이 관객들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2월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