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30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금의 정치세력을 ‘70년대식 개발독재와 80년대 운동권 패러다임’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70년대, 80년대에 그렇게 열심히 사신 것 같지도 않던데 어떻게 그렇게 한꺼번에 진단하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앞 선배 세대들을 부정하면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낼 것이 아니”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지금 이야기하는 비전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는 자세를 보이면 국가적 지도자로서 좀 더 당당하지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분당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문재인 대표와 안 의원) 서로가 지금 서로 안지 못해서 이 문제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저희 당 지도부도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안 의원도 새로 신당을 창당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지 자꾸 옛날에 있던 당을 그렇게 폄하하는 것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분간 야권 내 제1야당과 신당세력 간 주도권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 간의 감정을 자극해봐야 범야권 지지자들을 서로 갈라놓고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지도자라면 자제해달라”고 안 의원에게 촉구했다.

김 전 의원은 야권 분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야권의 지지율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경계했다.

그는 “아직 국민들의 야권에 대한 지지라는게 40%를 넘어본 적이 없다”며 “어떻게든 우리가 조금씩 생각이 다르더라도 같이 가는 길은 무엇인가, 함께 사는 길은 없는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결선투표제가 없다”며 “결국 새누리당이 전 선거구에서 어부지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착각을 하면 안 된다”면서 1988년 있었던 소위 ‘양김 분열’로 인한 야권의 대선 패배를 언급한 뒤 “4당 체제가 됐더니 여소야대가 됐더라, 따라서 지금은 분열해도 괜찮다는 것은 엉뚱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 입당자 수 증가에 대해선 “우리가 새로운 정치적 내용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한 건 없다”며 “당에 애정이 있는 분들이 (온라인 입당에) 참여해 주셨을 텐데 그것만 보고 ‘우리가 더 단단한게 잘 가고 있다’ 이렇게 자위해서는 안 된다”고 당 지도부에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은 (신당세력과) 기세싸움 아니겠느냐. 그러나 결국 한 2월 정도 되고나면 이번에 뛰어야 할 선수인 후보자들 입장에서 답답할 것”이라며 “선거결과가 뻔해질 것이다. 그렇게 절박해지면 당 대표의 정치적 의지와 상관 없이 야권 지지자들의 손에 의해서, 또 정치적 균형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는 국민들 손에 의해서라도 (야권 단일화로의) 변화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