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올해도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그나마 제약·바이오주에서 수익률을 다소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수정주가를 기준으로 연초 이후 이달 29일까지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률(지난해말 대비)을 단순 계산한 결과 –33.57%에 불과했다. 이는 외국인(32.32%), 기관(17.1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개인 순매수 종목 상위 15개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

종목별로는 개인이 1조2553억원 순매수한 POSCO는 주가가 38.48%나 폭락했다. 1조945억원어치를 사들인 SK하이닉스는 연초 대비 주가가 34.66% 떨어졌다. 972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현대차의 주가가 11.36% 빠졌고. 4885억원치를 산 대우조선해양은 연초 대비 주가하락률이 71.9%에 달했다.

이밖에 LG디스플레이(4344억원·-27.79%), LG전자(4192억원·-11.34%), 현대건설(3647억원·-30.88%), 대한항공(3630억원·-37.99%) 등 개인이 올해 많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15개의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외국인의 경우 8174억원어치를 사들인 NAVER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지만 한국전력(7905억원·16.28%), LG화학(7481억원·83.43%), SK이노베이션(5831억원·56.29%), 기아차(5679·1.53%) 등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다.

기관은 삼성전자(1조5199억원·-5.5%), KODEX레버리지(1조1706억원·-3.4%), 현대글로비스(6524억원·-33.62%)에서 손실을 입었지만 엔씨소프트(6141억원·15.66%), 한화케미칼(5157억원·134.32%), TIGER 200(5123억원·0.61%), 신세계(4527억원·28.45%), KT&G(4439억원·39.29%) 등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래도 제약·바이오주가 개인 쓰린 속 달래줘

하지만 이처럼 올해 눈물을 흘렸던 개인도 재미를 본 종목이 있다. 16번째(2403억원)로 많이 사들인 한미사이언스의 주가가 연초 대비 757.61%나 폭등한 것. 지난해 말 1만545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전일 13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한미약품 지분을 41.37%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대박을 터뜨리자 주가가 폭등하면서 쓰렸던 개인투자자의 속을 달래줬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릴리에 면역질환치료 신약물질 기술 7700억원에 수출), 7월(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치료 신약물질 8500억원에 수출), 11월(사노피에 당뇨병 신약물질 기술 4조8000억원에 이전) 등 올들어 총 6조4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개인과는 달리, 기관투자자는 올해 들어 한미사이언스를 3777억원어치 내다팔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1399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한미약품 뿐 아니라 셀트리온(1865억원·116.22%), 바이로메드(1584억원·252.37%) 등 다른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수익률만큼 다른 매매패턴을 보였다. 개인은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1조1997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5조5006억원을 내다팔았다. 기관은 9032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대박 종목, 한양하이타오-뉴프라이드

한편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은 기록한 종목은 한양하이타오(2040%)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주가 500원의 동전주였던 한양하이타오는 지난 8월 화장품 제조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휴바이론에서 상호도 변경했다.

한양하이타오는 중국 해외직구 사이트인 ‘하이타오 글로벌’의 한류관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하이타오 글로벌은 알리바바와 후난위성TV가 공동 출자한 화장품 쇼핑몰로 알리바바가 7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양하이타오는 엔터사업과 의류업에도 뛰어들며 사업다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한양하이타오에 이어 뉴프라이드의 주가도 1477% 폭등했다. 뉴프라이드의 주가는 중국 면세점 사업 진출 소식에 따른 기대감을 등에 업고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0일 뉴프라이드와 하남광전송신탑관리유한공사는 허난성 정저우시의 중원복탑 한류 면세점 ‘복한탑구’ 입점 행사를 개최하며 면세점 사업을 시작했다.

뉴프라이드가 운영하는 한국형 면세점은 중원복탑 1층 전체에 조성되는 약 2400평의 대규모 면세쇼핑센터 내 약 3966㎡(12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뉴프라이드 한국형 면세점 내부는 화장품, 건강식품, 유아용품, 의류·잡화, 가전 등 카테고리별로 구성돼 있다. 해당 면세점에는 현재 국내 대기업 유명 화장품 브랜드 등을 포함해 각종 국내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중국 완다그룹이 출자한 연길완다광장투자유한공사와 ‘완다 서울의 거리’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뉴프라이드 주가 상승세에 기여했다. 뉴프라이드는 중국 연길시에 조성되는 연길 완다광장 내 완다 서울거리의 약 4만㎡(1만2000여평) 토지의 입점유치 자격과 권리를 보유해 최소 5년간 해당 지역에 대한 경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