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국내 증시에서 개장일 첫날 성적표와 그해 연간 성적표는 대체로 흐름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증시의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장일 지수 등락률과 연간 지수 등락률의 방향성은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치했다.

지난 2006년 이후 개장일과 연간 지수 흐름이 엇갈린 해는 2011년뿐이었다.

2011년의 경우 개장일인 1월3일 19.08포인트(0.93%) 올라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했으나 이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등의 악재를 만나 결국 전년말보다 225.26포인트(10.98%) 내린 채 폐장했다.

하지만 나머지 해는 개장일과 연간 지수의 방향성이 모두 일치했다.

이 가운데 작년을 비롯한 7번은 개장일 주가와 한해 코스피가 모두 상승하며 개장일의 상승 기운을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에는 개장일에 2.93% 상승한 기운을 이어받아 한해 49.65%나 올랐다. 2010년에도 개장일에 0.79% 오르고 한해 21.88% 상승했다.

2006년과 2007년, 2012년, 2013년 등에도 개장일과 연간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반면 지난 2008년에는 코스피가 개장일에 2.30% 하락했고 한 해 40.73% 떨어졌다.

최근 20년으로 분석 대상 기간을 넓혀서 살펴봐도 개장일과 연간 지수 흐름이 엇갈린 해는 6번에 불과했다.

이중 5번(1996년·1997년·2000년·2002년·2011년)은 개장일의 온기(상승)가 연중 미치지 못해 하락 마감했다. 반면 개장일에 0.25% 하락했지만 한해 동안 53.96% 상승한 해(2005년)도 있었다.

하지만 1999년에는 개장일인 1월 4일 코스피가 4.46% 오르고 폐장일에는 전년말보다 82.78% 상승 마감하는 등 14번이나 개장일과 연간 지수의 방향성이 일치했다.

통계적으로도 연초 수익률과 연간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는 높게 나왔다.

교보증권이 지난 1991년 이후 25년간 코스피의 1월 수익률과 연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두 수익률의 상관계수는 0.43으로 비교적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1월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때 연간 수익률이 플러스일 가능성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1월 수익률을 근거로 연간 흐름을 기대해도 크게 빗나가지 않는 셈"이라며 "이는 코스닥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1월 수익률이 좋다면 한해의 전망도 긍정적인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6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20년간 개장일에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것은 2005년(-0.25%)과 2008년(-2.3%), 2014년(-2.2%) 등 3번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