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올해부터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방식이 대형사에는 유리하고 소형사에는 불리하게 바뀜에 따라 대형사 우위의 영업환경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신 NCR이 증권사 자본 건전성 측정 지표로 전면 활용된다.

작년까지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계산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NCR 산식이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인가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바뀐다.

NCR이 100% 밑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은 '경영개선 권고'를 하게 된다. 다시 50%, 0% 미만이 되면 각각 '경영개선 요구'와 '경영개선 명령'을 한다.

이렇게 NCR 기준이 변경되면 자기자본 규모 1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는 NCR이 높아지고 자기자본 규모 3000억 미만인 소형 증권사는 거꾸로 NCR이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자본잠식 등으로 인한 영업 위축 탓에 실질적인 투자를 못 하는 소형사의 NCR이 오히려 활발한 투자 활동을 하는 대형 증권사의 NCR보다 높게 나와 정보 왜곡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새 기준을 적용하면 대형사는 순자본 비율이 크게 개선돼 자기자본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다"며 "위탁매매 위주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금융 상품 및 투자 업무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 NCR 기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큰 소형 증권사는 당장 영업 활동 위축이 불가피해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개선 권고를 받을 위기에 놓인 일부 증권사는 인가 라이선스 중 일부를 반납함으로써 신 NCR 100%를 맞추는 '고육책'을 선택할 전망이다.

실제로 토러스투자증권은 작년 12월31일 부로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금융위원회에 자진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토러스투자증권은 일반 투자자를 상태로 한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되지만 170억원가량의 인가 자기자본을 줄이는 효과는 볼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업용순자본을 늘리는 증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NCR 산정 때 분모가 되는 인가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을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인가 자격을 스스로 반납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작년 9월 말을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LIG투자증권의 NCR이 옛 기준으로는 576.6%지만 새 기준으로는 321.7%로 크게 하락하게 된다면서 향후 자산운용 및 자본 적정성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