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문안, 워렌 버핏은 누굴 택할까
워렌 버핏은 이른바 가치투자의 대가로 순수한 투자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최대부호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철저한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과거 실적(‘트랙 레코드track record'라고 한다)이 우수하고 현재 상태가 좋은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택한다. 그런데 이런 워렌 버핏에게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중 한 사람을 택하라고 한다면, 그는 과연 누굴 택할까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는 크게 가치투자와 성장투자로 나뉜다. 가치투자란 지금까지 상당기간(보통 지난 10년) 동안 양호한 이익, ROE, 주가(PER) 추세 등을 보이고 현재의 재무상태(부채 및 자산 현황)도 좋은 이른바 ‘가치주’에 투자하는 것이고, 성장투자란 과거의 실적이나 현재의 재무상태보다는 미래의 성과가 기대되는 이른바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가치투자는 트랙 레코드와 대차대조표를 중시하는 반면, 성장투자는 미래와 테마를 중시한다.
가치주와 성장주를 정치인에 비유하자면 정치인으로서 과거 행적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전에 정계에 입문했고 그 기간 동안 충분히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준 정치인을 가치주라 한다면, 정계 입문 시기에 관계없이 혹은 과거의 정치적 역량을 파악할 방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로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는 정치인을 성장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오래 전 정계에 입문해 그간 여러 고비마다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준 박근혜 후보는 트랙 레코드와 대차대조표가 있는 가치주에 가깝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정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치인으로서 충분한 트랙 레코드와 대차대조표가 없는 그러나 미래와 테마로 관심을 끌어 모으는 성장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워렌 버핏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모르면 투자하지 않는다”란 모토 아래 트랙 레코드와 대차대조표가 없는 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보통 가치투자자들은 이른바 ‘안전마진’이란 개념을 중시하면서 안전지향적인 투자를 한다. 반면 성장투자자들은 트랙 레코드나 대차대조표가 없거나 빈약해도 어떤 섹시한 테마가 있다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다분히 모험적인 투자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가치투자와 성장투자는 프레드 쉐드(월스트리트의 치부를 폭로한 ‘고객의 요트는 어디 있는가’의 저자)가 구분한 투자와 투기에도 비교된다. 그에 의하면, 투자란 돈을 잃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 행위이고, 투기는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기 위한 노력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행위다. 그리고 쉐드는 투기의 성공확률을 1/25(4%)로 추정했다. 한편, ‘Value Investing'의 저자 제임스 몬티에는 “성장투자는 결국 투자자를 울린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 국민이 정치적으로 어떤 투자를 할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