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무소속 안철수·김한길 의원이 7일 야권 신당 창당을 위한 재결합 소식을 알렸다.

지난 2014년 3월 민주당 대표이던 김 의원과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던 안 의원은 전격적으로 합당을 결의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공동창업했다.

그러나 안·김 의원은 그해 7·30 재보선에서 참패해 공동대표직에서 동시에 물러났고 이후 문재인 대표 등 소위 '친노(親노무현)계' 주류와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안 의원이 지난달 13일, 김 의원이 지난 3일 각각 더민주를 각각 탈당해 이번에는 친정인 더민주와 맞설 신당 창당을 위해 다시금 정치적 공동운명체가 됐다.

두 사람은 과거 창당 때는 공동대표를 맡아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게 창준위원장직을 맡기고 2선에서 창당작업을 뒷받침하는 다른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당이 '안철수 사(私)당'으로 비쳐선 안 된다는 인식의 결과라는 게 안 의원측 설명이다. 안 의원은 수차례 "이 당은 안철수 개인당이 아니다"고 강조해 왔고, 김 의원도 "그러잖아도 안 의원이 '그렇게 되면 이 당이 큰일난다'고 했다.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신당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인재영입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인재영입에 신당의 명운을 걸렸다", "인재 징집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창준위 준비단계에서는 시간이 빠듯해 안 의원의 옛 대선캠프 시절 멤버들을 복원하는데 방점이 있았지만, 향후 신당이 관심을 받으려면 거물급 명망가나 신진인사 영입이 필수적이라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인식이다. 앞으로 더민주와 인재영입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후원회장인 최상영 고려대 명예교수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동영 전 의원을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동교동계 수장인 권노갑 전 의원도 참석했다. 권 전 의원은 '이번 주 안에 (탈당을) 결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뒤 "좀 기다려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의 합류가 다양한 갈래로 신당을 추진중인 신당파 간 '소(小)통합'의 촉매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당파와의 통합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김 의원은 천정배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신당파와도 가까운 사이다. 그는 "천 의원 등 신당 추진인사들과 대화를 나눠왔다.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면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의지를 표시했다.

기존 탈당세력 외에도 권 전 의원을 비롯한 동교동계와 정대철 전 의원을 포함한 옛 민주당 세력인 구(舊) 민주계의 더민주 탈당도 예고돼 있다.

김 의원이 '김한길계'로 알려진 더민주 의원들의 탈당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