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호남권 비주류 중진으로 앞서 탈당을 예고한 주승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을·3선)은 8일 “영남후보를 호남몰표로 뒷받침하고 당선 뒤엔 호남의 지역주의를 공격하는 친노 세력의 행태는 ‘영남패권주의’와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욱 서남대 경찰행정법학과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친노 세력을 겨냥해 “대통령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영남에서 득표력이 있는 영남후보를 내세워 호남 몰표로 뒷받침해야 하고 그렇게 당선된 영남 대통령은 ‘민주성지’ 호남의 정신적 양해 속에서 세속적인 영남을 물질적으로 유혹해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은폐된 ‘투항적 영남패권주의’를 따르는 집단”이라고 비판한 것을 언급, 이같은 발언의 근거로 삼았다.

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남 민심 리포트2’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 이같이 밝히고 “어머님의 품처럼 여겼던 호남 민심이 분열의 길을 가고 있는 ‘패권정치의 망령’에 회초리를 들고 있다”고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주류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야당에는 ‘특정 계파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만 야당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는 도그마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호남 민심을 곡해하는 오만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호남은 지난 수십 년간 지역 차별과 소외를 가중시켰던 '영남 패권주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며 “오랜 낙후로 인한 설움과 한이 서린 호남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영남 출신 대선 후보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지역주의 타파와 전국 정당을 명분으로 번번이 희생과 양보를 강요받았고, 정치적으로도 배제당했다”며 “그 중심에는 영남 패권주의와 상통하는 친노 패권주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남에 깊숙이 자리한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은 대북송금 특검,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KTX 갈등 등 호남 홀대론이 겹치면서 오랫동안 쌓여왔다"며 “그래도 말 한마디가 정권에 부담이 될까 그동안 묵묵히 참아왔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호남은 더 이상 패권정치의 볼모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 민심이 결코 용납하지 않는 것은 야권을 분열시키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그는 또 “요즘 당에서 ‘호남특위’를 만들어 호남 민심을 잡겠다고 하는데, 이는 당의 뿌리인 호남을 객(客)으로 생각하는 패권적인 발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르자, 당 일각에서 ‘야권분열을 도모하는 호남세력’으로 호남을 공격하는 것은 영남 패권주의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