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가격인상...후발업체 도미노 가격인상 예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 8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씨(54세)는 “물가가 오르면서 장보러 오기가 겁이 난다”며  “계속 구입해 오던 물건이 갑자기 200~300원만 올라도 선뜻 구입하기가 꺼려지기 때문에 그보다 저렴한 물건을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삶의 질도 저하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음식에 들어가는 양파나 마늘 등 식자재와 신선제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가급적이면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먹고, 사야할 것들만 미리 메모해서 과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장바구니 물가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들의 식탁에도 ‘비상’이 걸렸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장바구니 물가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들의 식탁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두부와 달걀, 가공식품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이미 풀무원은 원자재 가격인상과 포장재 및 최저인금 인상분을 고려해 두부와 달걀 제품의 가격을 각각 5.3%, 3.9% 인상했다. 지난달엔 짜장면류와 핫도그류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각각 3.1%, 11.9% 올렸다.

후발업체들은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해 정해진바가 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업계 1위인 풀무원이 제품가격을 올리면서 도미노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상 업계에선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의 가격인상 이후 후발 업체들이 뒤따라 가격을 올리는 양상이 반복됐다.

문제는 달걀과 두부를 사용하는 다른 제품의 판매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데 있다.

이날 찾은 대형마트의 신선제품의 가격을 살펴본 결과, 당근 1개 600원, 새송이 버섯 100그램 430원, 백오이 2개 1908원, 가지 1개 1180원, 양파 한줄(8개)이 4380원, 고등어 한 손 3960원 등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50%이상 가격이 오른 제품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고온·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올해 양파가격이 계속 오르고, 한우가격 역시 한우 사육 수가 줄어들어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벼워진 장바구니에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1+1제품’을 선호하는 등 더욱 깐깐해지면서 유통업계는 제품판매 전략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모씨(여·33)씨는 “대형마트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쇼핑을 해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며 “대형마트에서는 생필품 위주로 구입하고, 그 외 야채나 과일 등의 신선제품 등은 불편하지만 재래시장이나 좌판 등에서 먹을 만큼만 소량으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마트 판매원(여·48)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도 더욱 ‘깐깐하게’ 제품을 비교하고 구입한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용량에 따른 가격비교는 물론이고 ‘1+1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인상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주력 제품의 홍보를 강화하는 등 판매전략에도 힘쓰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