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까지 정제마진 강세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저유가 속에서도 실적개선을 이뤄낸 정유업계가 당분간 저유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저유가 속에서도 실적개선을 이뤄낸 정유업계가 당분간 저유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12일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4사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재고자산 손실에도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정유4사가 거둔 합산 영업익 4조509억원에 4분기 추가로 1조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이는 정유4사가 2011년 최대 규모의 영업익(7조2079억원)을 기록한 이래 최대치다. 2014년 1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처럼 실적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유가가 과거와 달리 정유사들의 재고손실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정제마진 개선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서 나온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통상 저유가는 업계에선 악재로 치부돼왔다. 비쌀 때 원유를 들어왔다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 흐름은 과거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저유가 기조는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에 따른 것으로 과거 수요 감소로 유가가 하락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를 유지했던 중동산 두바이 원유는 공급과잉으로 30달러 초반까지 급락했다. 현재 두바이유는 지난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2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공급 측 요인에 따른 저유가로 인해 정유제품의 추가 수요 발생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정제마진의 강세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 증산 물량이 국제 유가에 반영되는 올 1분기까지 정제마진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저유가 업황은 2008년 리먼사태나 2012년 금융위기처럼 수요부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원재료 과잉공급으로 인한 정제마진이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며 “저유가에 따른 추가 수요 발생이 상당기간 지속돼 정제마진의 상대적 강세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경제제재 해제 후 증산을 앞둔 이란, 후세인 사후 경제 재건을 위해 빠르게 산유량을 늘리고 있는 이라크, 내전 중인 리비아, 시장 점유율 방어에 가장 적극적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감산에 반대내지는 소극적이었다”며 “석유 시장 공급과잉에 따른 저유가는 이란 증산물량이 국제 유가에 반영되는 올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