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식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의 12일 탈당 선언으로 지난달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더민주를 탈당한 현역 의원은 문병호·유성엽·황주홍·임내현·김동철·최재천·권은희·김한길·김영환·김관영 의원 등 모두 12명이 됐다.

최 의원은 탈당과 함께 안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했으며, 더민주 의석 수는 안 의원 탈당 전 127석에서 115석으로 줄게 됐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더민주에서 제 소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나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며 “저는 오늘 더민주를 나와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출하는 다른 길에 합류하기로 결심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견해에 대한 똘레랑스, 즉 관용에서 출발한다”며 “저는 그간 당을 구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으나 이런 노력을 적대시하는 당내 풍토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내 주류인 친노(親노무현) 진영을 비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토대인 관용을 허용하지 않는 패권정치에는 굴복할 수 없었다”면서 “부정의 부정으로 이를 지양하는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진보와 중도, 합리적 보수까지 아우르는 사회통합적 진보정치가 필요하다. 폐쇄적·제한적·배타적 진보가 아니라 더 깊고 더 넓은 포용적·확장적·개방적 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나만 진보, 끼리끼리 진보로 진보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속에서 국민과 함께 국민을 받드는 진보가 필요하다. 이념 진보가 아니라 실용의 생활 진보가 필요하다”면서 “적대적 진영논리가 아니라 사회통합형 정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만과 독선에서 나오는 막말정치, 이를 감싸는 온정주의 정치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 성찰하고 반성하고 비전을 세우고 책임을 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대적 공생관계인 기득권의 양당정치가 주는 비단길은 거부하겠다.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고난의 흙길을 걷겠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출하는 국민의당에 참여해 광범위한 연대로 박근혜정권을 견제하는 다가오는 총선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계’로 분류되는 최 의원은 당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와 ‘구당(救黨)모임’에서 활동해왔다. 손학규 계에서는 앞서 김동철 의원과 김유정 전 의원 등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바 있다.

최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의 결정적 계기에 대해 “민집모나 구당모임 측에서 당대표에 여러 가지 쓴소리를 했다. 그런데 분당이 현실화 됐음에도 기존 정치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런 면의 반복 때문에 같이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탈당 만류는 없었다면서 여타 현역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탈당 전 손한규 전 대표와 상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1월초 인사 겸 가려고 했는데 ‘기자들이 너무 많이 와서 오해할 수 있으니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해서 전화로만 말씀드렸다”며 “아무 말씀 없으시고, ‘고생 많이 하는데 현역인 자네가 알겠지, 내가 알겠나. 신문도 안 보는데…’라고 하시더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