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2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왼쪽) 입당 소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이 12일 양향자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를 여성인재로 영입했다. 더민주는 양 전 상무가 여성이라는 점과 출신·경력 등을 들어 “입지전적 인물”로 치켜세웠다.

전남 화순출신인 양 전 상무는 삼성전자 최초의 호남출신 고졸여성 임원으로,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한 뒤 SRAM설계팀 책임연구원·DRAM설계팀 수석연구원을·플래시설계팀 부장 등을 역임했고 2014년에 이르러 임원인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입당에 앞서 전날 삼성전자에 사의를 밝혔으며 이날 오전 10시쯤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더민주 입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 전 상무는 회견에서 “기업이 여성의 모성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아빠의 부성까지 존중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며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정치는 할 수 있다”며 정치 입문 동기를 밝혔다.

이어 “박사급 연구자가 수두룩한 글로벌 기업에서 고졸이었던 제가 기업의 임원이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움츠리고 있는 청년들이 용기있게 내딛는 그 길에 디딤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지난 세월들을 떠올린 듯, 기자회견문을 읽던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떨리는 목소리로 “학벌의 유리천정, 여성의 유리천정, 출신의 유리천정을 깨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했지만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출신이 어디이든, 학벌이 어떠하든, 오늘 열심히 살면 정당한 대가와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전 상무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와 관련, “우리 사회가 직장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독해지거나 하나를 포기하라’는 것 말고는 없었다”며 “출산이 출세를 막고, 육아가 경력단절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를 바꿀 책임이 정치에 있다”면서 “여성 개인이 짊어진 짐을 모두가 함께 나누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책임은 결국 정치에 있고, 그 길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번 영입을 ‘가장 자랑스럽고 의미있는’ 사례로 꼽으며 “양 상무는 학벌, 지역, 성별 등 우리 사회의 수많은 차별을 혁신하는 아이콘이며 모든 월급쟁이, 고졸자, 직장맘들의 롤모델이 될 인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우리 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가기 위해 연구개발분야 등 기술혁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서도 양 전 상무가 크게 역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당은 계속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뤄낸 전문가들을 계속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 전 상무는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제가 태어난 전남 광주의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다”면서 “아마 당과 협의해 정해야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