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조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재인 대표가 아직도 대표 자리에 있는 모습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도 저는 답답하고 지금이라도 빨리 본인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전날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탈당과 관련, “결국 야당이 분열되고 힘을 하나로 모아내지 못함으로써 총선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라면서 “문재인 대표가 이런 지경에 빠지도록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작년에 이런 부분에 대해 수차례 경고했는데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문 대표는 작년에 추가 탈당이나 분당은 없다고 표현했지만 본인의 뜻과 달리 지금 많은 당원이나 의원들이 탈당하고 있지 않나. 거기에 대해 한 번도 여전히 사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연쇄 탈당 사태에 대해 문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필요한 건) 사과 정도가 아니”라며 “한국 정치가 이렇게 후진성을 면치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책임정치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사례를 지금 문 대표가 보여주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작년 초반부터 문 대표는 호남에서 민심을 잃고 있었다. 지금은 그 원심력이 더 강해졌다”면서 “그런 점에서 문 대표가 ‘추가 탈당이 없다, 분당은 없다’는 표현으로 작년에 호언장담을 했는데 거기에 대해 적극적인 본인의 해명을 해야 한다”며 “당원과 국민들게 사과도 해야 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게 필요하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문 대표가 연쇄 탈당과 민심 이탈에 ‘인재 영입’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영입이라는 표현이 어색한 분들이 많이 있다. 지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모습을 갖고 국민들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저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한 뒤 “모든 일들이 지금 문 대표로부터 비롯됐다고 평가된다. 대표답게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한 지인의 부친이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기축구회 회장직을 사퇴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당대표는 그보다도 훨씬 높은 단위의 책임 정치를 펼쳐나가야 된다. 그래야만 국민들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서 “더민주는 친노 패권세력의 사당이 아니다. 60년 전통을 지켜온 공당으로서 공당의 일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작년 연말에 ‘죽어봐야 저승 맛을 아는가’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당이 더 망가져봐야 정신차리겠느냐는 뜻을 포함시켰다. 그래서 저는 하루빨리 문 대표와 휘하 세력들은 국민의 목소리와 당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탈당 여부가 주목되는 조 의원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가칭 국민의당과 접촉 중이라는 설에 대해선 “누구든지 볼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탈당하고 안 하고 보다는 대한민국 정치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하느냐는 부분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때까지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저는 2번(더민주)이냐 3번이냐, 무소속이냐 하는 것에 무슨 관계가 있나 생각이 든다. 개인 조경태로 평가받고 싶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