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무역흑자 2년 연속 1000억달러
일본 고부가가치·중국 중저가 총공세 예고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소재·부품 산업이 엔저 지속, 유가 하락, 신흥국 경기 부진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를 지탱해준 버팀목이 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소재·부품 산업은 수출 비중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는가 하면, 2년 연속 1000억달러대의 무역흑자를 달성하는 등 어려운 수출 여건 속에서 선방을 이뤄냈다.
|
|
|
▲ 소재·부품 무역흑자 추이 / 산업통상자원부 |
최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2015년 소재·부품 교역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 소재·부품 수출은 전년보다 4.1% 감소한 2647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산업 분야의 수출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수출(5272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2%포인트 늘어 50.2%를 차지했다. 수입은 1597억달러로 전년보다 5.1% 줄어들었으며 전체 수입 4368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6%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51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078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규모가 1000억달러를 초과했다.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분야 무역수지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다가 지난 1997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이후 규모를 늘려왔다. 특히 지난해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전년보다 35.2%나 증가했다. 중국(-1.9%), 유럽(-11.2%), 일본(-13.2%) 등 다른 주요 지역 수출은 감소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전자부품(0.5%), 전기기계부품(3.2%), 컴퓨터 및 사무기기부품(13.0%) 등이 강세를 보였다. 소재는 유가 급락 등으로 인해 비금속광물(12.7%)을 제외한 섬유제품(-11.4%), 화합물 및 화학제품(-15.2%), 고무 및 플라스틱(-9.0%), 1차 금속(-10.2%) 등 대부분 줄었다.
수입도 일본(-13.5%), 유럽(-8.4%), 중국(-3.8%), 미국(-1.2%) 등 대부분 감소했지만 베트남은 73.2%나 증가했다. 때문에 대일본 수입의존도는 사상 최저치인 16.5%를 기록했고 베트남과의 교역비중은 사상 최대치인 4.8%를 기록했다.
|
|
|
▲ 주요 품목별 무역수지 / 산업통상자원부 |
중국 추격 따돌리고 일본과 기술격차 좁혀야
소재·부품 무역흑자 1000억달러 시대를 맞았지만 업계는 고부가가치화와 체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만큼 마냥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가 중국·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중소·중견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부품·소재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분업구조가 그동안의 협력 구조에서 경쟁구조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한·중·일 산업계는 생존을 건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조립 완성품 부문에선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이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일본의 경쟁력 저하 모습이 완연하다.
일본은 조선·가전·반도체·디램(DRAM)·휴대전화 등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우리나라에 내줬으며 자동차 분야도 위협받고 있다.
|
|
|
▲ 우리나라는 소재부품 산업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의 샌드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국내 자동차 업체의 제조 생산라인. / 연합뉴스 |
문제는 조립완성품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으나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은 일본과, 중저가 제품은 중국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면서 중국(조립완성품)과 일본(부품·소재·장비)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의 샌드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해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일은 세계 경제의 제조기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력사업도 서로 비슷해 앞으로 세 나라가 생존을 건 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책으로 중소·중견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3국의 분업구조를 활용해 부품·소재·장비 분야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품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진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향후 우리 제조업의 과제로 주어졌다"면서 "소재·부품 산업이 올해 우리나라 무역 1조달러 회복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올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