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대철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오른쪽)이 15일 안철수 의원이 창당 추진 중인 가칭 '국민의당' 소속 문병호 의원(왼쪽)이 배석한 가운데 탈당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구(舊)민주계를 대표하는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한 전직 국회의원 40여명이 15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와 함께 야권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구민주계마저 탈당 행렬에 가담한 것이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더불어민주당을 떠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대로는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고문은 “전체 국민의 60~70%는 당장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작금의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정권을 수임할 준비가 돼 있는가 자문자답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심판이 수권할 준비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결론”이라면 “야당이 심판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정권교체가 가능한 세력으로 거듭나는 유일한 방법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야권을 재구성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환멸을 느끼는 패권정치, 운동권적인 정치문화부터 청산하고 낡은 이념의 틀을 깨부셔야 한다”며 “합리적인 진보에서 중도, 중도 우파까지도 포용할 수 있도록 이념적 스펙트럼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고문은 “제가 더민주를 떠나서 추진하려는 일은 단 하나다. 여러 갈래로 찢긴 야당 세력을 하나로 대통합하는 것”이라며 “총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단일대오만 형성할 수 있다면 아직도 야권에 기회는 충분히 있다”면서 “통합의 병퓽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에게 탈당을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독립정치인으로서 결정은 그에게 달렸다”고 전했다.

정 고문의 회견에는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이 함께했으며 “가장 효율적인” 통합 방안을 택할 것을 시사해 안 의원이 추진 중인 가칭 ‘국민의당’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이날 탈당 회견에는 강운태 고진부 국창근 등 전직 의원 43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내주 호남권의 좌장격인 박지원 의원을 필두로 김영록 이윤석 박혜자 이개호 의원 등 5명이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북 의원들은 당에 남아 총선을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성주(전북 전주덕진)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전북 의원 9명 전원은 더민주를 지키기로 하고 18일 기자회견을 한다. 더 이상 탈당은 없다. 우리는 분열을 허용하지 않고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는 글을 게재했다.

전북에는 유성엽 김관영 의원이 탈당하고 김춘진 최규성 이춘석 강동원 김성주 김윤덕 박민수 이상직 전정희 등 9명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