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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언론계에서 유독 튀는 언론사가 있다. 한때 대한민국 1등이란 수식어를 달았던 보도전문채널 YTN이다. 여기서 튄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다. KBS, MBC 등 방송사 안에서 뉴스시사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언론노조들이 최소한 힘이 빠진 척 위장이라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YTN 노조는 더 막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언급하지만 한일 위안부 협상에 대한 YTN 보도는 충격적일 정도로 편파 그 자체였다. 정부가 어렵게 협상한 후 약 보름동안 YTN은 협상 반대, 비난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내보냈다. 국내 구석구석의 비난 시위를 긁어다 보도하다 못해 미주 어디 누군지도 모를 한인들의 항의도 시시콜콜하게 전했다. 정부 협상 내용을 놓고 찬성과 반대 입장 보도한 것을 비율로 따진다면 거의 0대 100 수준이었다. 뉴스에서 야당 스피커라도 된 양 이렇게 대놓고 편파 보도한 것은 심지어 노무현 정부 때도 보기 힘들었던 기이한 현상이다.
충격적인 건 YTN의 타락상 뿐 아니라 이런 보도가 나가도 YTN 내부가 잠잠하다는 것이다. 야당의 부속기관 방송사처럼 타락했는데도 조준희 사장이 이 문제를 가지고 보도국장이나 국제부장을 갈아치우기는커녕 경고 한번 했다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순수 민간방송사에서조차 만약 이런 식의 완벽한 편파보도가 있었다면 당장 보도국장이 경질됐을 것이다. 감히 그런 보도를 꿈도 못 꾸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비정상이 지금 YTN에서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부활한 공정방송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노조가 회사더러 똑바로 보도하라고 다그치고, 회사 대표로 참석한 간부들은 ‘노조님 뜻대로 받들어 모시겠다’며 납작 엎드리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까지 KBS와 MBC에선 겉으로나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다른 언론사에서 볼 수 없는 역주행 현상은 전에도 있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한답시고 시국선언에 노조원 전원이 참여한 것이다. 이 모든 게 조준희 사장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노조 손아귀에 들어간 YTN 보도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YTN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은 불길하기 짝이 없다. 언론사 보도 편파성이 이 정도로 심각한데도 사장이라는 사람이 뭐가 문제인지 아무런 의식이 없다. 사장 리더십이 그 수준이니 보도국장이나 간부들이 노조에 바짝 엎드리는 꼴불견이 연출되는 것이다. 공방위에서 노조에 설설 기었던 간부들의 태도나 발언을 보면 기도 안 막힌다.
노조가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체포 관련 프로그램 출연자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니 생방송이라 여유가 없어서 그랬다고 변명을 했단다. 그러곤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단다. 정부 공격하고 여권과 지지층 목소리는 묵살하며 야당 확성기 노릇이나 하고 있는데도 출연자가 민주노총 위원장에 편향된 말을 했다고 악악대는 노조도 기가 막히지만 노조에 변명이나 늘어놓는 간부들의 꼬락서니에 더 어처구니가 없다. 반론을 하거나 가르치고 호통을 쳐도 모자랄 판에 그게 뭐하자는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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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YTN은 어떤 면으로 봐도 다른 언론사와 달리 과속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언론 편향으로 악명 높았던 노무현 시절에도 있을까 말까한 편파보도가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고, 그럼에도 사장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으며 간부들은 아예 노조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노조가 문제를 삼은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보도나 정치권 의혹 보도 관행 개선 방안 안건도 마찬가지다. 특조위 보도양이 작다고 호통 치는 노조에, 간부들은 타 방송보다 많이 보도했다고 해명이나 늘어놓기 급급했다. 여야 대표 실언 보도에서도 김무성 대표 실언이 녹취가 없어 단신 처리했는데, 문재인 대표는 자기들이 녹취가 있었지만 균형을 맞추려고 단신으로 처리했다고 노조에 보고를 하고 있다.
간부들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비굴함이란 마치 문 대표 실언을 자신들이 축소 보도했으니 된 것 아니냐고 자랑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전임 사장 때 이꼴 안 보겠다고 없앴던 것을 조준희 사장은 다시 부활시켰다. 안 그래도 YTN은 지금 대놓고 야당 방송을 하고 있는 판국이다. 그런데 YTN은 공방위까지 꼬박꼬박 열고 앞으로 잘 하겠다고 노조에 다짐 서약이라고 하겠다는 것인가.
YTN은 야당 승리를 위해 뛸 것이다
전국언론노조가 최근에 ‘2016총선보도감시연대’를 띄우자 YTN 노조가 노골적으로 기자들과 회사를 압박하는 광경도 목불인견이다. YTN 뉴스와 시사토크쇼가 언론노조와 민언련의 집중 감시 대상이니 ‘너희들 똑바로 하라’는 것이다. 언론노조 선감연 활동으로 지적받으면 노조도 가만히 않겠다는 것이다. 말이 공정보도 촉구지 태도만 놓고 보면, 언론노조를 핑계로 YTN 일선 기자들과 회사를 향해 윽박지르는 듯한 모습이 마치 동네 뒷골목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복직자 재징계 무효 1심 판결이 나오니 사과하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다 못해 대법원이 해고 확정한 전 노조원들까지 모두 복직시키라고 나오고 있다. 지금 YTN은 어떤 면으로 봐도 다른 언론사와 달리 과속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언론 편향으로 악명 높았던 노무현 시절에도 있을까 말까한 편파보도가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고, 그럼에도 사장은 아무 소리 못하고 있으며 간부들은 노조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다. 정상이 아니다.
현 정부 아래에서 벌어지는 YTN의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역주행, 과거회귀 현상의 원인은 단 하나, 사장의 리더십 때문이다. 노조가 사장 머리 꼭대기 위에서 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이런 꼴불견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 노조가 다수의 시청자 국민을 두려워하고 충성하기보다 민주노총과 언론노조에 충성하는 충격적인 현상은 달리 설명이 되지 않는다. YTN을 자기들 입맛대로 끌고 가는 노조는 쉬쉬하지도 않는다. 거리낌이 없다. 시국선언 참여, 정부 공격 뭐든 자유롭다.
사장 이하 간부들을 향해 노조에 복종할 것을 강요(라 쓰고 협박이라 읽는다)하면서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렸다. 이 상태대로라면 본격적인 총선전에 들어갔을 때 어떤 보도가 나올진 명약관화하다.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이고 뭐고 없이 YTN은 대놓고 야당 승리를 위해 뛰어들 것이다. 노영방송 개혁을 바라는 시민사회에서 총선감시에 나설 것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최고 리더십을 바꾸는 것 외엔 정말이지 YTN엔 답이 없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