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KDB대우증권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미래에셋 인수에 반대하는 대우증권 노동조합과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저지키로 했다.
1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노조는 내달 5일 열릴 대우증권 임시 주총을 앞두고 최근 금융감독원에 의결권 위임 권유자 및 대리인 등록 절차를 마쳤다.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이번 임시 주총의 안건 중 하나인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하기 위해 이달 20일부터 주총 개최일까지 주주들의 반대표 위임 신청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200여명의 대우증권 소액주주들이 결성한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회원들의 주식 의결권을 대우증권 노조에 위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업계에서는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참석 주식수의 과반 이상 찬성을 요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스스로의 힘으로 부결시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이를 통해 미래에셋 인수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결집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앞으로 소액주주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경영 참여를 할 것"이라며 "사외이사 검증 시간도 부족했고 임기 1년짜리 사외이사를 현 시점에서 뽑는 것 역시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0.92%에 해당하는 301만4990주를 보유 중이다.
대우증권은 섀도 보팅(의결권 대리 행사)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2월 주총에 전자투표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따라서 노조와 소액주주 모임은 이번 주총이 최근 주가 하락에 실망한 주주들의 표심을 결집시킬 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이 인수자 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우선협상자 발표 전날 1만25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는 18일 769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 합병 사례를 볼 때 인수와 피인수 법인의 주가 수익률은 합병사의 대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됐다"며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매수'로, 대우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각각 변경하기도 했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대표는 "대우증권 현 경영진은 소액주주 활동을 위한 정당한 주주 명부 열람 요구도 거부했다"며 "대우증권 노조와 연대해 주주들을 무시하는 현 경영진이 선임한 사외이사 임명을 저지하고 주총 당일 홍성국 사장의 해임 건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액주주들은 "대우증권 매각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