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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정 247코리아 대표 |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국내선 반응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다들 접으라고 했습니다. 정말 속상하고 힘들었습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마케팅을 벌이며 반응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한국에선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너무나 척박합니다.”
단발머리에 커다란 눈, 앳된 인상의 이화정 247코리아대표. 그는 시큐리티전문 스타트업 최고경영자이다. 그가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그동안 초기 사업을 할 때 한국에서 당한 설움을 토로했다. 스타트업의 천국인 미국에서 대환영을 받은 것도 강조했다.
18일 판교 테크노밸리 차바이오컴플렉스 국제회의장.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미래부, 문체부, 산업부, 보건복지부, 금융위, 방통위 등 6개부처 장관으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화정 대표는 미래부 최양희 장관의 업무보고 직후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 육성방안과 관련해 허심탄회한 말을 이어갔다.
247코리아는 하루 24시간 일주일내내 어린아이와 장애인 등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신기능 스마트폰 케이스도 생산하고 있다. 예컨대 어린 자녀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녀의 스마트폰에 입력된 지문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부모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지문 인식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연동시켜 위급 상황 때 위치 전송과 신고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점이 강점이다. 고압단자를 활용한 전자충격기와 가스 분사기가 2초안에 작동되는 호신기능까지 갖췄다.
현재는 자녀 등이 위급에 처했을 때 119에 신고하는 게 관행이다. 전화를 받은 119구조요원들은 자녀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묻는다. 이런 과정은 위급한 자녀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할 수 있다. 이화정대표는 이같은 문제점에 착안해서 스마트폰에 자녀와 장애가족등의 지문을 입력시켜 주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개발한 것.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었다. 2013년 한국에서의 첫 출발은 혹독했다. “그거 되겠어?”, “망하기 십상이야” “어느 금융기관이 대출해주겠어?”등의 냉소가 쏟아졌다.
지인들은 이사장에게 “당장 사업을 접으라”고 권유했다. 이사장은 지인들의 사업포기에 굴복하지 않았다. 미국 등 글로벌 진출을 통해 꿈을 펼쳐보고 싶었다. 마침 KIC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원을 받게됐다. KIC와 KT의 도움을 얻어 미국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말 좋은 팀을 만난데다 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 KT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으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첫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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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2016년 정부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박람회인 CES와 ITU 등에도 참관했다. CES에선 대박이 났다. 가장 유명한 모터쇼를 누르고 247의 조회수가 200만을 돌파했다. 조회수에서 1위를 차지한 것. 미국에선 대환영을 받고, 시장진출의 길도 열었다. 한국에선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스타트업이 미국에서 소중한 조력자들을 만났다. 이 사장은 웃으면서 출범 당시 어려움을 회상했지만, 그의 말을 듣는 박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다시한번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성공하는데는 많은 어려움과 장애가 있다는 것을 실감케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기술 및 금융지원 등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한국은 창업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미국은 창업을 장려하고, 정부와 금융회사 벤처캐피털등이 기술력만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게 미국의 힘이다. 혁신과 창업의 천국인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이 창업천국으로 가기에는 아직도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상암동과 판교를 아시아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수많은 규제와 열악한 스타트업 지원환경, 보증위주 대출관행 등의 대못을 과감하게 혁파하지 않으면 구두선에 그칠 수도 있다.
이화정 대표는 미국에서 성공하기 전에 한국에서 당한 냉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에선 인터뷰하자는 곳이 한군데도 없었지만, 미국에선 6개 방송에 출연했다고 한다.
미국의 뜨거운 반응으로 인해 이사장은 미국 시큐리티 시장 진출에 희망을 갖고 있다. 이 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들이 서비스가 개시되기전에 벌써 20만개를 주문했다. 미국 현지에 40여개 소매점도 확보했다. 애플과 구글에도 247서비스와 관련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호평을 받자 한국에서도 비로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사장이 계획중인 서비스 개시 시기는 6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론칭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시큐리티와 호신용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사장의 발언이 끝난 후 “옛말에 선구자는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했다”면서 “왕성한 기업가정신과 혁신으로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