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주의, 국가경제·국민 불확실성 증대…일자리·투자 악영향
자유경제원은 18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면세점 5년 한시법, 공든 시장 무너진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현행 면세점 특허권의 문제점을 진단해보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열었다. 발제자로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교수, 토론자로는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관세법 개정으로 인해 국내 면세점 사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위축되어 오히려 국내 면세점 사업의 질적 하락이 예상된다”며 “면세점 신규 진입 및 갱신으로 나누어 다른 법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신규진입시에는 포지티브시스템을 적용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특허를 받도록 하고, 갱신시에는 네거티브시스템을 적용하여 결격요건을 갖추면 갱신을 불허하는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더불어 전 교수는 “결격요건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법제도화하여 관세청 재량의 범위를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전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기업법률포럼 대표

면세점 특허문제, 불확실성 제거가 답이다

I. 문제제기

지난 11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면세사업자 특허 기간 연장, 소규모 면세점 확대 등 면세점 개선방안을 올 상반기 중으로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면세점 특허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경제부총리후보자가 취임도 하기 전에 면세점 문제를 언급한 것은 2014년 관세법 개정이후 대기업 면세점은 영업을 폐지하거나 매출이 감소한 반면 중견기업에 속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면세점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검토해 볼 쟁점은 첫째, 면세점 특허기간을 과거 10년 및 자동연장에서 5년 및 경쟁입찰로 변경한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지 여부이다. 그리고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에 대한 비율식 시장할당이 시장배분적 규제로서 면세점 산업발전에 장애요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이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중심으로 현행 관세법상의 면세점 특허제도의 문제점을 검토 한 후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II. 관세법상 관련 규정

면세점 특허논란은 2013년 1월 1일 관세법을 개정하여 제176조의2(특허보세구역의 특례)를 신설하면서 보세판매장(면세점)의 특허기간을 종래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법 제176조의2 제5항).

그리고 2014년 12월 23일 관세법 개정시에는 특허를 받은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의 비율이 총 특허 수의 30 %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시장배분적 규제를 하는 특례 (법 제176조의2 제6항, 법시행령 제192조의2 제1항)를 두면서 면세점시장 논란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이 관세법 개정으로 인해 종래 이법 제176조 제1항에 의거하여 면세점 특허를 받은 후 10년마다 자동적으로 갱신하면서 면세점사업을 해 오던 사업자들의 영업환경이 크게 2가지 점에서 변화를 가져 왔다.

   
▲ 특허주의는 재량범위와 특허요건이 명확치 않아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국가경제는 물론이고 국민 삶의 질을 하락케 할 위험성이 높다. 면세점 산업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사진=연합뉴스

첫째는 특허갱신을 10년에서 5년마다 해야 한다는 점이며, 둘째는 현존하는 면세점 총 시장 규모 중 30%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참여를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즉, 2번째 변화로 인하여 대기업면세점 사업자 중 일부는 불가피하게 탈락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면세점 사업이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면세점사업의 질적 제고가 기대되고, 중소·중견기업들에게도 면세점사업의 길을 열어 줌으로써 국가경제의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세법 개정으로 인해 국내 면세점 사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위축되어 오히려 국내 면세점 사업의 질적 하락이 예상된다는 지적들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세계 각국은 면세점 특허에 대하여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미국과 호주의 경우에는 자동갱신이고, 일본은 5년, 중국은 1년마다 자동갱신된다는 점이다.

자동갱신이 현실에 안주하는 사업자들로 인해 질적 성장에 장애요인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 사업안정성 차원에서 대규모투자나 고용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가 되어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중소·중견기업에게 시장비율할당은 주요국 중 어느 나라도 운영하지 않고 있는 점도 고려대상이 되어야 할 사안이다.

III. 쟁점별 검토 및 개선방안

1. 특허기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에 대하여 2013년 이전에는 관세법 제176조에 의거 보세판매장(면세점)을 포함한 모든 특허보세구역의 특허기간은 10년 이내로 정하고, 갱신에 대한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었다. 따라서 한번 특허를 받은 사업자들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전세계적으로 2015년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1%라는 압도적 1위를 지켜 왔다.

그러나 2013년 법개정 이후, 특허기간 5년 및 갱신시 경쟁 입찰 형태로 전환되면서 기존 사업자가 탈락하는 등 사업지속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사업자들은 수천억원을 투입한 면세점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등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5년이라는 기간이 각국의 입법례를 보건대 단기는 아니지만, 사업의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장기적 투자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갱신시 요건을 구체화하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특허심사기준을 신규신청시와 갱신시로 구분하여 정하고 그 요건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규진입시에는 포지티브시스템을 적용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특허를 받도록 하고, 갱신시에는 네거티브시스템을 적용하여 결격요건을 갖추면 갱신을 불허하는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결격요건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법제도화하여 관세청의 재량의 범위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2014년 관세법 개정이후 대기업 면세점은 영업을 폐지하거나 매출이 감소하는 등 면세점시장은 급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2. 중소·중견기업의 시장비율할당

2014년 12월 23일 관세법 개정을 통해 특허를 받은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의 비율이 총 특허 수의 30 %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시장배분적 규제를 하는 특례를 두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면세점시장을 기업규모별로 구분하여 그 점유율 비율을 법으로 통제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국가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면세점 시장이 글로벌 경쟁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오히려 이 비율할당 규정이 면세점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특히, 갱신 시 김선정 교수님이 지적하신대로 대기업들은 갱신 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반면 중소·중견기업들은 비교적 용이하게 갱신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보면 국내 면세점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면세점 시장에서의 중소·중견기업의 시장비율할당 규정에 관한 제176조의2 제6항을 폐지하고, 대신에 면세점시장 특허심사시 중소·중견기업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향으로 시행령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IV. 결어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기관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주어지는 경우 재량남용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특허주의는 재량범위와 특허요건이 명확치 않아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국가경재는 물론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하락케 할 위험성이 높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해 면세점 특허에서 탈락한 기업들은 수천억원의 투자를 하였음에도 사업을 종료해야 하는 반면 신규진입한 사업자들은 새로운 고액의 투자를 해야 하는 점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기업들이 면세점사업에 장기적 투자를 하는 것을 주저케 하여 일자리창출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으며, 탈락한 기업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기존 면세점 사업자의 갱신요건을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여 결격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갱신을 불허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하여야 한다. 그리고 중소·중견기업의 면세점 시장비율할당을 법률로 강제하기 보다는 심사기준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여 면세점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기업법률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