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선미 대표, "앱의 혁명을 미리 대비해야"

노 진선미 마더컴뮤티케이션 대표가 인터넷기자협회 송년회(김철관 회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 124, 보통 송년회하면 망년회로서 망가지도록 술을 붓고 엎어지는 모임인데, 인터넷기자협회만큼은 거의 교육중심이다. 대략 1시간 가량 뷔페를 앞에 놓고 공부를 했는데, 그 첫째 시간이 ‘App를 통한 인터넷 신문의 2차 혁명의 강의였다.

노진선미 대표가 전자책이야기를 꺼내자, 인터넷기자협회 송년회에 참여한 회원사들은 단상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넷의 새로운 2차 혁명 즉, 아이폰 혁명에서 수익창출 방법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PD저널에 여러차례 칼럼을 쓰기도 한 노진선미 대표의 논리전개는 수평선의 돛대를 발견하듯 미래 지향적이었다.

올해 3500만대 스마트폰이 도입됐고, 태블릿PC200만대가 도입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26400만대의 스마트폰이, 5천만대의 태블릿PC가 도입되었습니다. 출판진흥원과 컨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의 스마트시장은 올해보다 10~20배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출판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종이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변화했다면, 지금은 인터넷 시대에서 스마트 시대로 뒤바뀌는 과도기입니다. 새로운 혁명의 시대에 어떻게 탑승해야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가 이것은 모두의 공통된 관심사입니다.”

노진선미 대표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말이 아니라도 상식적으로, 전문적으로 사실이다) 예전에는 독자들이 앉아서 검색엔진을 통해서 해당 정보를 찾아가는 시대였다. (검색엔진이 처음 선을 보였던 1990년대 후반, 검색어를 이용한 정보 찾기 경주를 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동하면서 삶속에서 수시로 페이스북을 점검하고, 댓글을 체크하고, 이슈를 확인하게 된다. PC를 켤 때는 자료를 만드는 특별한 경우이고, 대부분 인터넷 생활은 스마트폰으로 한다. 그렇다면 인터넷 신문들도 이러한 스마트 혁명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스마트 혁명은 과연 위기일까 기회일까 미리 준비한 신문사는 살아남고, 적응이 느린 신문사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노진선미 대표는 해당 자료에서 危機 = or 라고 적어놨다. 영어와 한자가 방정식 형태로 사용된 이 문구로, 노 진선미 대표가 알리고 싶은 내용은 아마도 위기(危機)는 기회(機會)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위기(危機) 속에도 기()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는 절벽()위에 올라간 사람(7)이 굴러 떨어진() 모양으로서, 절벽의 위험성을 말하고 있고, ()는 나무()와 기(_)로서, 옷감짜는 베틀을 뜻한다. 위기(危機)란 베틀이 고장날 것 같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얼른 고쳐서 사용해야지 무리하게 계속 하면 고장난다는 뜻이다. 노진선미 대표의 말처럼, 스마트 혁명에 대해서 모르고 맞는 사람들은 위태로운 것이고, 준비해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서 맞이한다면 기회인 것이다.

어떤 면에서 노진선미 대표의 견해는 막연(漠然)할 수도 있다. 수익 즉 돈이 손앞에 바로 잡히는 비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소한 3단계로 거쳐야 돈이 되는 것인데, 쉽게 말해서 바둑돌 두듯이 3수를 내다보면서 돌을 놓으라고 조언한 것이다. 당장 먹기는 곳감이 달 듯, 때론 미래를 현실에서 준비할 것도 있는 법이다. 노진선미 대표는 기획을 제안했다.

김재동, 만나러 갑니다’(이하 김재동 사건)2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김재동 방송인이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했던 내용들이 바로 책이 되어 화제를 모았다. 모든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그것은 치밀한 사전 기획의 결과물이다. 경향신문과 김재동과 위즈덤하우스는 인터뷰 시작 전부터 책(2차 저작물)을 염두해두고, 김재동은 트위터, 경향신문은 페이스북, 위즈덤하우스는 언론쪽을 맡았다. 모든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책이 출판됐고, 대박이었다.

노진선미 대표는 “FTA를 기점으로 저작권법이 너무 복잡해졌다. 만약 경향신문과 위즈덤하우스가 인터뷰전부터 저작권법 문제를 김재동 방송인과 풀지 못했다면, 인터뷰 후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소 2개월이 지났을 것이고, 책 편집하는데 2개월, 언론홍보하는데 2개월이 걸리면, 출판 시점을 놓치게 된다. 기획사의 철칙중 하나가 6개월전 기획은 엎어버린다는 것이다. 지금은 정보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3개월된 기획도 엎어버린다. 미리 기획하지 않으면 그 상황이 되어서 준비하는 순간 기차는 떠나고 없다. 미리 준비한 자만이 기회의 기차가 순간 왔을 때 탑승할 수 잇다. 이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으로 말하면, 2차 저작물을 의미한다. 신문사에서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서 편집회의를 한다면, 기획기사를 최소한 전자책으로 제작해 판매할 것까지 염두하고 기획하라는 것이다. 김재동 사건도 책을 위한 인터뷰 기사로서 사전에 기획되어서 인터뷰 후에도 제2의 수익창출이 가능했듯이, 신문사도 기사를 다시 편집 가공해서 책을 통해 수익창출을 하라는 것이다. 광고 수익과는 별도로 신문사 자체 컨텐츠를 통한 수익창출이어서 언론사의 브랜드 가치에도 유리하다.

노진선미 대표는 3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저작권 문제를 시작단계에서 해결할 것. 둘째, 기획 시점에 책 제작을 내다볼 것. 또는 제2의 수익창출을 예상할 것. 셋째 2차 저작물을 제작 타이밍을 놓치지 말 것이다.

나의 개인적 경험으로 보자면, 노진선미 대표의 말이 맞았다. 나는 재건출재개발신문에서 몇 년동안 근무했고, 업무용 저작물보다는 취재수첩과 인터뷰 기사를 많이 썼다. 1000개 넘는 기사를 저장했고, 지난 1년동안 책을 쓰려고 포스트를 정리했는데, 책으로 묶을만한 것들이 너무 부족했다. 포스트 1개당 원고 매수는 평균 10매 정도 된다. 1000개의 포스트는 원고지 1만매에 해당하고, 1권이 원고용지 500~600(신국판 230p)에 해당하므로 내가 쓴 기사는 책 20권 정도 된다. 그러나 책 2권이 겨우 완성됐고, 나의 프로필 관리 수준에 머물렀다.

1년을 계획해서 구체적으로 인터뷰하고, 중요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책을 목적으로 기획기사를 진행했다면, 최소 10권 이상의 책이 쉽게 나왔을 것이다. ‘그녀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에, 기획의 패러다임을 통해 미래를 현실에서 준비하기로 나는 다짐했다. 기사와 책을 연계시킬 것을 권유한 노진선미 대표의 강의는 참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