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 24일 야권 대권주자 중 1인인 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면서 도전장을 던졌다.

아울러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노원병과 경남 창원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중인 가운데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까지 뛰어들면서 '일여다야'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30대 초반의 나이이며 정치신인이라 할 수 있는 이 전 비대위원과 이 전 혁신위원이 50대 기존 정치인들에게 도전하는 구도가 나와 주목받는 가운데, 이들 네 명이 모두 출마하게 되면 노원병 선거는 4파전으로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 서울 노원병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비대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정한 공천 원칙을 따르고 어떤 특혜나 개입도 요구하지 않겠다"며 공정 경선에 임할 방침을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을 겨냥, 자신이 이 지역에서 성장한 점을 들어 "여야 대결이 아닌 고향으로 돌아온 후보와 보궐선거에서 연고도 없이 빈자리를 찾아왔던 후보의 대결"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이에 안 의원은 이날 이 전 비대위원의 출마선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종은 노원병 당협위원장과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청년·신인 가점을 모두 받는데다 방송활동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어서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현재까지 노원병 재선 도전 방침을 고수 중인 가운데 최근 들어선 당의 결정에 따라 불출마하거나 타지로 출마할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험지출마 등 당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현재로선 이같은 계획이 없다는게 안 의원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노 전 대표는 19대 총선 당시 지역구였던 이 지역을 회복할지 아니면 노동자 밀집지역인 창원 성산에 출마할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노원병을 비우게 된 더민주가 안 의원과 정면대결을 택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탈당 의원들의 지역구에 신인을 수혈, 안 의원의 신당과 정면승부를 벌일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자객공천'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실제 이동학 전 혁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헬조선, 절박한 사람들과 함께 바꾸겠다"며 "전 혁신위원으로서 국민께 직접 혁신의 성과를 심판받고 국민의당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모호한데 정당의 혁신과 새정치에 대해 안 의원과 토론해보고 싶다"고 노원병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전 혁신위원은 지난해 8월17일 '한명숙 전 총리의 대법원 유죄확정 판결은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임금피크제 수용 등을 촉구하는 등 당내 주류 인사들과 '결'이 다른 주장을 폈다가 9일만에 사과한 적이 있다.

한편 야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막판 후보 단일화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안 의원은 더민주와의 연대는 없다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선거가 임박하면 자연스레 단일화 구도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안 의원이 불출마 또는 타지 출마로 행로를 바꿀 경우 노원병 총선 구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노원구의 분구로 탄생한 노원병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권 강세를 보여왔지만 야권이 분열됐을 땐 여권이 어부지리를 봤다.

17대 때 새천년민주당(더민주 전신)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차지한데 이어 야권 후보군이 분화됐던 18대 때에는 홍정욱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의원이 당선됐다.

19대 때에는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던 노 전 대표가 재탈환했으나 도중에 의원직을 상실해 2013년 4월 실시된 보궐선거에선 안 의원이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