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친정' 새누리당을 겨냥해 화를 많이 내고 있는 등 국회 내에서 불편한 심경임이 읽혀져 화제다.

지난 22일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이 국민의당(안철수 의원의 신당)에 갈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오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소식에 정 의장은 "자꾸 그렇게 말하면 천벌 받는다. 길 갈 때 차 조심하라"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격노한 바 있다.

이로 인한 세간의 온갖 비판에도 정의화 의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등 계속된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16일 원유철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노동·경제법안 등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당의 결의문을 들고 국회 의장실을 찾아와 압박했을 때도 정 의장은 노기를 보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의원회관 체력단련실로 가서 분을 삭혔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정 의장의 불편한 심경은 '합의'를 중시하는 자신의 정치적 이상과 여의도 정치의 현실간 괴리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 관계자는 24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잘못된 법을 고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했던 정 의장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이 아무리 악법이라도 이 역시 여야의 합의가 이뤄져야 고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좁아지는 입지, 새누리당과 대립각…정의화 의장 어디까지 가나./사진=연합뉴스

정의화 의장의 노기와 불편함에 대하여 친정인 여당 새누리당에서 갈수록 좁아지는 자신의 입지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놓고 입법부 수장으로서 행정부 수반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갈등이 불거진 데다 긴밀히 소통해야 할 여당 원내지도부와도 대립각만 세웠다는 설명이다.

이젠 당내에서조차 계파를 불문하고 정 의장을 향한 불만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친박, 진박에 이어 비(非)박계 김무성 대표마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안) 상정을 막는 야당의 부당한 행위에 정의화 의장이 동조해선 안 된다"며 "경제를 살리려는 이 법안들을 이른 시일 안에 직권상정하는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압박에 나섰다.

이밖에 "과연 의장은 어디서 오신 분인가"(서청원),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냐"(이인제)는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비난한 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