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민의당(가칭) 창당을 주도 중인 안철수 의원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위원장은의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 전력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28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국보위 전력에 관한 국민의당의 공세에 대해 “안 의원이 ‘새정치’ 한다고 했는데 지금 같은 행위가 새정치인지 묻고 싶다”고 받아쳤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내가 얘기를 할 수 없어서 그렇지 나는 대략 저 당(국민의당)이 어떻게 될 거라고 짐작한다”며 “나를 공격하는 것보다 자기들 할 일 열심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광주에서 지지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나를 이용해 광주 정서를 한번 뒤집어보겠다는 것”이라며 “나를 어떻게 좀 깎아내리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집착해 국민의 정서를 흔들려고 하는 식의 정치는 하면 안 된다. 그 사람들도 다 나한테 (도와달라고) 사정했던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안 의원은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저 당이 어떻게 될 거라고 짐작한다’는 발언과 관련, “(웃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겠다. 말이 무슨 소용 있나. 결과로 성과를 보여드리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전날(27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자신의 국보위 전력에 대해 ‘광주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한 것에 대해 “글쎄. 그 사과가 진심인지 아닌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재차 공세를 폈다.

김 위원장이 앞서 지난 22일 국보위 전력 논란에 대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어떤 결정을 해 참여한 일에 대해 스스로 후회한 적 없다”며 “정착 단계에 있는 부가가치세를 (국보위에서) 폐지하면 큰 혼란이 올 것이란 생각에 막으려고 받아들인 것”이라고 항변한지 5일 만에 사과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인터뷰에서 “나는 (신군부가) 그렇게 많은 희생을 내면서 권력을 쟁취하려고 한 것은 절대적으로 비판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국보위에서 실질적으로 내가 관여한 전문적인 일 자체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김 위원장은 ‘안 의원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엔 “별로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친노(親노무현) 패권주의 청산 의지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솔직히 뭘 갖고 친노 패권주의 이야기를 하는지 납득이 잘 안된다”면서 “밖에서 가장 의심하는 것이 내가 문재인 전 대표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건데,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관장할 능력이 없으면 하지도 않았다”고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정치를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지역 정서에 기댄 분열은 박근혜 정권 돕는 일’이라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 “우리가 기대려는 것은 지역 정서가 아니다. ‘기득권 양당 구도를 깨라’는 국민 정서에 기대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최근 여야가 일부 쟁점 법안 처리에 합의한 것이 ‘신당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과 관련 “거대 양당의 개혁을 위한 몸부림을 보면서 국민들도 제3당의 존재가 꼭 필요하구나라고 느꼈을 것”이라며 여야를 겨냥, “선거 때마다 양당은 ‘바꾸겠다’는 쇼를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민들도 속으면 안 된다. 제대로 된 3당이 자리 잡을 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민주와의 총선 연대는 없다’는 기존 방침도 “변함없다”고 고수했으며 “어떻게든 기득권 양당구조를 깨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근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현 지역구(서울 노원병) 출마 여부에 대해선 “바뀐 건 없다”며 출마를 시사했다.